국내 ‘1세대 가치 투자자’로 꼽히는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패시브 펀드를 “마르크스주의보다 더 나쁜 길”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강 회장은 7일 고객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만약에 꿈이 없고 가치가 없는 기업에 돈이 몰리면 우리 사회가 자본시장에 맡겨준 기능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대표적인 사례는 패시브 펀드 또는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 펀드는 기업가치가 아닌 단순히 지수 등락만을 무책임하게 추종한다”며 “그래서 저는 패시브 펀드에 대해 마르크스주의보다 더 나쁜 길이라고 혹독한 비판을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그간 패시브 펀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왔다. 패시브 펀드 때문에 게으른 기업·펀드매니저에게도 돈이 몰린다는 의미다.
에셋플러스운용이 패시브 ETF를 출시하지 않고 곧바로 액티브 ETF를 내놓으려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날 강 회장은 올해 말까지 액티브 ETF를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액티브 ETF는 순자산의 70%에 대해서는 비교 지수를 좇고 나머지 30%는 자산운용사 재량에 따라 관리하는 상품이다. 추종 지수를 100% 따라가는 일반 ETF에 비해 운용사의 능동성이 부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는 “자본시장이 존재하는 이유는 꿈이 있고 앞으로 가치가 더 오를, 그리고 혁신을 통해 미래 사회에 좋은 메시지를 주는 기업에 한정된 돈을 배분하는 것”이라며 “에셋플러스가 추진하고자 하는 액티브 ETF는 자본시장이 존재할 이유에 분명하게 답할 펀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강 회장은 서신을 통해 “앞으로도 예측 불가능하고 공포스런 변동성의 시간은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찾아올 것”이라며 “그때 마다 잊지 않고 인내의 끈을 꼭 잡고 계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는 “2008년과 2011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 위기의 순간에도 인내의 끈을 놓지 않고 지금까지 지켜주고 계신 고객님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난 13년간 글로벌, 코리아, 차이나리치투게더 세 개 펀드는 누적성과 기준으로 각각 404%, 307%, 244% 를 기록했다”며 “동일 유형 펀드 가운데 세 개 펀드 모두 상위 1% 이내에 드는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