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8일 부인 김건희 씨가 과거 ‘쥴리’라는 이름으로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의혹을 일축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이권 카르텔’이라는 주장을 재차 밝혔고 국민의힘 입당은 당장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도 내놨다.
“술마시고 흥청거리는 거 싫어해”
윤 전 총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쥴리’ 의혹에 대한 기자 질문에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얘기인가”라고 되물었다.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이 나온 뒤 윤 전 총장이 부인 관련 루머에 해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은 “(아내는)술 마시고 흥청거리는 것을 싫어한다”며 “이런 사람이 술집 가서 이상한 짓 했다는 얘기가 상식적으로 안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집사람은 새벽 2~3시까지 책을 읽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만큼 쉴 틈 없이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며 “고교 교사와 대학 초빙·겸임 교수도 했고, 석사학위도 2개나 받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김씨의 박사학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씨가 국민대 박사학위 논문 부정 의혹과 관련해 조사받는 상황을 염두에 둔 답변으로 보인다.
또 장모 최모 씨가 지난 2일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누구나 동등한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가족이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장모 일은 장모 일이고, 제가 걸어가는 길에 대해선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거로 안다”고 덧붙였다.
존중하는 지 의문이 많다"
대통령 통치 철학이 정책보다 중요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정치 참여 선언문에서 문재인 정부를 ‘국민 약탈’, ‘이권 카르텔’ 등의 표현으로 성토한 데 대해 “정부와 관련된 여러 사건을 제가 직접 겪어보고 느낀 대로 가감 없이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이 다 보시고 또 알고 계시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를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다는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의 최근 주장과 관련해선 “내가 무슨 원한이 있다고 그렇게 하겠나”라고 부인했다. 윤 전 총장은 이와 함께 청와대 측에서 “추미애 (전 법무무) 장관과 같이 물러나면 징계는 없는 것으로 하겠다”며 동반 사퇴를 압박했다고도 말했다.
대권 도전을 선언했지만 정책 비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은 “자꾸 정책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철학이 중요하다”며 “국가 권력을 얼마나 행사하고 어느 지점에서 권력의 행사를 멈출 것인지, 또 어떤 사안에 대해 공권력을 행사할 것인지 등을 결정할 수 있는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존중, 법의 지배정신 등을 설명하며 “우리 공동체가 이에 합의하고 설령 서로 생각이 다르더라도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아야 사회통합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민주당 핵심 그룹이 개인의 자유를 과연 존중하는 철학적 기반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 많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비공개회동을 했다.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은 “더 움직여 보고 나중에 판단할 문제라고 입당을 선명하게 밝혔는데도 기자들이 계속 묻는다”며 “입당 문제는 지금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어서 경선이고 뭐고 일체 생각 안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