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창립한 굴착 기업 보링컴퍼니가 플로리다주에서 지하 교통 터널을 건설하기로 했다.
7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남동부 도시 포트로더데일 시장 딘 트란탈리스는 트위터에 "포트로더데일은 도심과 해변을 오가는 지하 교통 시스템을 건설하겠다는 보링컴퍼니의 제안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은 정말 교통 혼잡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포트로더데일시 당국은 '라스 올라스 루프'라고 명명된 이 지하터널이 빠르고 효과적인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시 당국은 지난주 보링컴퍼니와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 공무원들은 그동안 뉴리버 지역의 고층 통근열차 공사의 대안을 모색해왔는데 지하 교통 터널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링컴퍼니가 포트로더데일에서 진행할 공사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CNN에 따르면 테슬라 자동차도 지하터널에서 운행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많은 인원을 태우는 기차나 버스보다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억만장자 사업가 머스크는 2016년 교통 체증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로 보링컴퍼니를 설립했다. 보링컴퍼니는 그동안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DC, 시카고 등에서 교통 터널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지난달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지하에 만든 터널이 첫 가동에 들어갔다. 이 터널은 양방향을 합쳐 총 길이가 약 2.7㎞이며 3개의 승객 정류장에서 테슬라 전기차가 방문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미 정보기술(IT) 매체 씨넷에 따르면 이 터널 안에는 62대의 테슬라 차가 운행되고 있으며 도보로 약 25분에 이르는 거리를 2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보링컴퍼니는 지하터널 2개에서 차량을 운행해 시간 당 4,400명의 승객을 실어나를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지하 교통 터널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보링컴퍼니는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 중심의 관광 허브들을 거쳐 도심의 경기장과 공항까지 터널을 확장, 연결할 계획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라스베이거스 관광객들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터널 안에서 테슬라 차량을 호출해 주요 관광지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편 머스크가 미래 교통 수단으로 항공택시가 아닌 지하 터널을 택한 것을 놓고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도 터널에선 항공운송수단과 달리 추락 위험이 없고 날씨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변에 소음 공해를 끼칠 우려도 적다. 이 밖에 터널을 여러 층 만들어 운송 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