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로젠택배 '패션 큰손' 대명화학 품으로

자회사 코웰패션 3,400억에 매입
로젠택배 IPO는 무산 가능성 커져





로젠택배가 패션 업계 큰손으로 불리는 대명화학의 계열사에 팔린다. 몇 차례 경영권 매각에 실패했던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는 로젠택배를 인수한 지 8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로젠택배의 최대 주주 베어링PEA는 대명화학의 자회사 씨에프인베스트먼트와 로젠택배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씨에프인베스트먼트는 베어링PEA가 보유한 로젠택배 지분 100%를 3,400억 원에 매입한다.


인수 주체인 씨에프인베스트먼트는 대명화학의 자회사 코웰패션(033290)이 로젠택배 인수를 위해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다. 씨에프인베스트먼트는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해 코웰패션으로부터 340억 원을 대여할 예정이다. 잔금 납입일은 오는 10월 8일이다.


이에 따라 올 초부터 추진해온 로젠택배의 기업공개(IPO)는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베어링PEA는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는 동시에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두고 IPO를 준비해왔다.


인수자로 등장한 대명화학은 여러 차례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확장한 지주회사다. 패션플러스·모다아울렛·코웰패션 등 패션 유통 회사부터 영성필코전자·모다이노칩 같은 전자 부품 제조 회사, 에코송산·마스턴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 같은 부동산 개발·투자 회사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업체들을 종속회사로 뒀다. 2020년 말 기준 연결 매출액이 1조 3,300억 원에 달한다. 로젠택배 인수 역시 신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베어링PEA는 2013년 미래에셋나이스PEF로부터 로젠택배 지분 전량을 1,580억 원에 인수했다. 투자 2년 후인 2015년부터 로젠택배 투자금 회수를 위해 경영권 매각과 IPO를 시도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이듬해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털파트너스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소송까지 벌인 끝에 무효화됐다.


지난해에도 경쟁입찰을 통해 국내 PEF 운용사 웰투시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계약 문턱에서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베어링PEA는 1,900억 원 규모의 자본재조정을 단행하고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 전략을 짜왔다.


로젠택배는 국내 5대 택배회사 중 한 곳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5,128억 원으로 매년 10~20%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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