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주택시장은 말 그대로 정부 전망을 벗어났다. 정부 공식 통계는 물론 민간 통계도 상반기 아파트값 상승률이 작년 연간을 뛰어 넘었다. 지역별로 보면 아파트값이 20% 이상 폭등한 지역도 제법 나왔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가 비(非)강남의 반란이 핵심이었다면 올 상반기는 ‘탈서울 내 집 마련’이 주요 키워드”라며 “인천과 경기 지역의 중저가 지역으로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몰려갔고, GTX 등 교통 호재까지 얽히면서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집값이 고점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 정책 등을 볼 때 하반기에도 하락 요인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민간 통계 KB 보니…시흥·고양··동부천 20% 폭등>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값은 9.97%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상승률 9.65%보다 높은 수치다. 아울러 상반기를 기준으로 할 때 16.48% 상승한 2002년 상반기 이래 1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률 또한 상반기 12.97% 올라 지난해 연간치(12.51%)보다 높았다.
시도별로는 경기도가 크게 올랐다. 20% 이상 오른 곳이 적지 않았다. △시흥시(24.53) △고양시(21.38%) △동두천시(20.58%) △의정부시(20.37%) 등이 20% 오르며 수도권 상승세를 견인했다. 특히 동두천시의 경우 지난해 연간 상승률이 0%대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20%를 넘어섰다. 이들 지역의 공통점은 풍선효과와 GTX 호재다.
<국가 공식 통계도 집값 폭등>
국가 공식 통계인 한국부동산원도 비슷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기준으로 지난해 연간 수도권 아파트 값 상승률은 7.62%다. 올 1~6월 수도권 아파트 값은 7.88% 올랐다. 반년 만에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뛰어넘은 것이다.
올 상반기 아파트 값 상승률을 보면 전국 6.65%(전년 동기 2.74%), 수도권 7.88%(4.21%), 서울 2.29%(0.07%), 지방 5.49%(1.35%) 등이다. 전년 상반기보다 몇 배 이상 이미 집값이 오른 셈이다. 올 1~6월 기준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인천이다. 무려 11.84% 상승했다. 2위는 제주로 10.42%, 3위는 경기로 10.33% 등이다. 제주는 지난해 상반기에 아파트 값이 1.20% 하락했던 곳이다.
지역별로 보면 인천에서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은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로 17.96%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도 의왕(22.73%)과 시흥(21.19%) 등은 20% 이상 폭등했다. 안산(19.42%)과 안양(15.23%), 남양주(14.36%)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꺾이지 않는 집값과 전셋값 상승에 정부는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정부의 정책 기조를 흔들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가능한 대책은 대부분 소진했기에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