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이 들었다가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 사망을 두고 제기된 여러 의혹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 방송과 관련, 일부 내용을 반박했던 정민씨 아버지 손현(50)씨가 '그알' 재연 장면을 두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손씨는 10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불가역적 방송'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려 "'그알'을 보다 보니 불필요한 재연이 있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손씨는 그러면서 실제 CCTV 장면을 캡쳐한 사진과 '그알' 방송에 나왔던 친구 A씨 재연 장면을 함께 올린 뒤 "굳이 그걸 비틀거리는 것을 강조하면서 재연을 해서 넣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손씨는 "원장면이 없다면 재연도 이해가 되지만 무엇 때문에 과장된 장면을 넣었는지 그것이 알고싶다"며 "불가역적이란 것은 이미 보고나면 뇌리에 남아서 사과나 사죄도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정말 막강한 권한"이라고 적었다.
여기에 덧붙여 손씨는 시신 발견 당시 정민씨 뺨에 나있던 상처를 언급하면서 "누가 때렸다면 누구인지 밝혀줄 사람은 누구일까"라면서 "경찰이나 방송은 직접적인 사인이 아니라고 관심이 없다. 전문가들은 머리의 상처 또한 직접적인 사인이 아니라고 하면 끝일지 몰라도, 부모인 저는 생전에 누가 제 아들의 뺨을 때렸는지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고도 했다.
앞서 손씨는 지난 3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86m'라는 제목의 글에서도 '그알'의 방송 내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손씨는 글에서 "(그알 측에) 항의할 사항이 19개"라면서 "순간 최고 시청률이 11%나 되는데, 기여는 제가 제일 많이 하고 완벽하게 이용만 당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손씨는 "바쁜 와중에도 인터뷰하고 자료 드리고 도움이 될 거라 굳게 믿었다"면서 "나중에 정보공개청구해서 부검 결과서까지 갖다 드렸는데 정말 화가 난다"고도 적었다.
아울러 손씨는 "경찰 발표 자료에서 낚시꾼이라고 주장하는 목격자의 최단거리는 86m, 먼거리가 111m"라면서 "그런데 '그알'에서는 거의 얼굴이 보일 정도의 거리에서 재연하면서 최단거리가 약 80m라고 한다"고 했다.
앞서 경찰은 이번 정민씨 사건과 관련, 지난달 29일 변사사건심의위원회를 열고 사건을 종결하기로 결정했다.
범죄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사건을 마무리 한다는 의미로 다만 경찰은 형사 1개 팀을 투입해 정민씨의 사망 전 마지막 행적과 추가 증거 여부를 계속 확인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