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과 메타버스가 만난다...네이버웹툰, 제페토 손잡고 IP 시너지 확대

네이버제트 유상증자로 네이버웹툰 50억 투자
"웹툰 IP 통해 협력 계획…메타버스 구현 방식"
아이템 팔거나 세계관 본딴 공간 등 시너지 기대



네이버웹툰이 메타버스를 활용한 지적재산권(IP) 사업 확대에 나선다. 웹소설·웹툰 IP를 기반으로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 등 2차 창작물을 제작한다는 기존 구상에서 시야를 가상세계로까지 넓힌 것이다. 스토리 콘텐츠를 메타버스에 구현해 생태계 확장은 물론 홍보 효과를 통한 콘텐츠 재유입 등 쌍방향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는 최근 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 네이버웹툰을 상대로 약 50억 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네이버제트가 모회사 스노우를 제외하고 네이버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수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네이버웹툰은 네이버제트의 지분 3% 가량을 보유하게 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IP를 통해 네이버제트와 협업할 계획”이라며 “인기 웹툰을 메타버스에 구현하는 등 협력 방식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웹툰 세계관을 본딴 공간을 제페토에 구현해 다양한 캐릭터들이 메티버스 세계에서 활동하는 모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웹툰에 자주 등장하는 성이나 학교, 마을 등을 일종의 놀이터처럼 만들고 팬들이 참여해 소통하는 커뮤니티인 것이다. 네이버웹툰은 이를 통해 웹툰 팬덤을 확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대사업도 기대할 수 있다. 콘텐츠끼리 연계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웹소설 ‘전지적독자시점’은 지난해 5월 동명의 웹툰이 출시되며 첫 두달 사이 월 거래액이 출시 전보다 최대 40배 넘게 뛰었다. 웹툰 ‘스위트홈” 역시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큰 인기를 끌자 덩달아 구독이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특히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며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가 수도권에서 2주간 시행되는 등 비대면 상황이 심화하면서 친구, 직장동료, 연예인 팬, 웹툰 구독자 등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려는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웹툰과 메타버스가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현실화 할 가능성 높은 사업으로 웹툰 IP를 활용한 아이템 개발을 꼽는다. 웹툰에 나오는 캐릭터를 제페토에서 활동하는 아바타로 만들거나, 웹툰 주인공들이 착용한 의상·액세서리를 이용자들이 써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아이템들을 유료로 판매해 수익 창출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제페토에서는 다양한 브랜드의 패션 아이템이 판매되고 있다. 구찌는 올해 2월 제페토에 의상, 핸드백 등 60여 종의 아이템을 출시했다. 현실에서는 수십만, 수백만원에 이르는 고가 제품이지만 제페토에서는 1,000원~4,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단순히 아이템을 파는 것만이 아니라 잠재 고객인 젊은 층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현실 제품 구매로까지 이어지게 한다는 게 구찌의 전략이다. 제페토에는 구찌 외에도 나이키, 컨버스, 노스페이스 등이 입점해 협업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웹툰과 제페토 모두 MZ세대가 주요 고객층이기 때문에 두 서비스 이용자가 겹치는 측면이 많다”며 “웹툰과 메타버스를 결합한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가 창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2월 가입자 수 2억 명을 돌파한 제페토의 이용자 80%가 10대이고, 전세계 7,200만 명의 월 이용자 수를 보유한 네이버웹툰 역시 10~20대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제페토의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이고 네이버웹툰도 미국 본사를 거점으로 북미, 유럽, 일본, 동남아 등 해외 사업에 주력하는 만큼 양사 간 협력이 긴밀할수록 네이버 생태계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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