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 20개국(G20)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과 디지털세 부과를 포함한 역사적 조세 개혁안에 큰 틀에서 합의함에 따라 국가별 세수에 득실이 주목된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취재진에 G20 재무장관들이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 도입을 승인했다고 밝혔다고 dpa통신 등이 전했다.
오는 10월 G20 정상회의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져, 다국적 기업에 최소 15% 이상의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이 부과되고, 시장소재지 국가에 디지털세를 내게 되면 이에 합의한 131개국에서 1천300억 유로(약 177조원)의 세수가 추가로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디벨트가 전했다.
독일은 역사적 글로벌 조세 개혁안에 따라 세수가 늘어나는 국가로 꼽혔다.
독일 ifo 경제연구소가 재무부의 의뢰를 받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독일은 디지털세 과세에 따른 '필라1' 도입으로 세수가 연간 7억∼9억 유로(약 1조∼1조2천억 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고 벨트암존탁이 전했다.
필라1은 연간 연결매출액 200억 유로(약 27조2천억 원), 이익률 10% 기준을 충족하는 다국적 기업이 본국뿐 아니라 시장 소재지국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방안이다. 해당 기업들은 앞으로 고객이 소재한 국가에 세금을 더 내게 된다.
독일 시장에서 영업하는 외국 디지털 대기업들은 2027년까지 독일에 9억∼12억 유로(약 1조2천억∼1조6천억 원)의 세금을 더 내게 된다. 반면에, 해외 시장에서 이익의 대부분을 얻는 독일 대기업들은 연간 2억 유로(약 2천700억 원)를 해외에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시장 소재국에 세금을 더 내야 할 기업은 모두 100곳 이상으로, 이중 독일 기업은 세코노미, 도이체텔레콤, 헨켈, RWE, 바이엘, SAP, 아디다스, 도이체포스트 등 8곳으로 집계됐다.
유럽연합(EU)은 연결매출액이 7억5천만유로(약 1조원) 이상인 다국적 기업에 최소 15% 이상의 글로벌 최저세율을 부과하는 '필라2'가 시행되면 세수가 57억 유로(약 7조8천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Ifo연구소는 다만, 필라1 도입에 따른 추가 세수가 전망에 못 미칠 수 있다면서 적용 범위와 배분 방식, 이중과세 방지를 위한 체계 등 각 변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해질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9일 보고서에서 디지털세 최종합의안이 실행되면 중장기적으로 각국이 다국적 기업으로부터 확보하는 세수가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디지털 인프라가 잘 구축된 나라의 경우 필라1에 따른 세수 증가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필라2 도입을 통해서도 조세회피처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법인세 세수가 과거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KIEP는 전망했다.
글로벌 조세개혁안은 필라1과 필라2로 구성된다. 필라1은 연간 연결매출액 200억유로, 이익률 10% 기준을 충족하는 다국적 기업이 본국뿐 아니라 시장 소재지국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방안이고, 필라2는 연결매출액이 7억5천만유로 이상인 다국적 기업에 최소 15% 이상의 글로벌 최저세율을 부과하는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