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디지로그 가보니] 호텔 라운지 온 듯 세련된 공간, 부동산 전문가 등 화상 상담도

사생활 보호 강조한 미래금융 점포
진옥동 "틀 깨고 혁신 전파 출발점"
서소문점 39년전 개점일에 탈바꿈

12일 기존 디지털 서비스 특화 점포를 전면 개편해 새로 개점한 신한은행 서울 중구 서소문지점 ‘디지로그 브랜치’는 전면이 통유리로 만들어져 내부가 훤히 보이고 벽면과 테이블 등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고객들이 다양한 금융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오승현 기자

디지털·비대면 업무 증가에 따라 은행 영업점은 매년 수백개씩 사라지고 있다. 점포 통폐합 속에 은행 영업점의 가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은행을 찾는 사람은 적지 않다. ‘은행 점포는 미래에 모두 사라질 것인가, 영업점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신한은행의 미래형 금융 점포 ‘디지로그 브랜치’가 12일 문을 열었다.


이날은 39년 전 신한은행의 창립 점포 중 하나였던 서소문지점의 개점일이기도 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임원 회의를 통해 디지로그 브랜치의 개소식을 지켜보며 “39년 후 같은 날, 신한이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고객에게 어떠한 편리함을 제공할 것인지가 핵심이며 오늘 개점이 끊임없이 개선해서 완성되면 다른 지점으로 전파되는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신한PWM목동센터, 인천 남동중앙금융센터와 함께 문을 연 서소문지점을 방문해 ‘미래 금융 공간’의 모습을 체험해봤다. 외관만 봐서는 은행인지 알기 힘들 정도였다. 당초 ‘DIGILOG’라고만 적으려던 것도 고객이 모르고 지나칠까봐 전면부 한 곳에만 신한은행 로고를 적는 것으로 대신했다.



신한은행 ‘디지로그 브랜치’의 CX존 모습. /오승현 기자

전면 통유리로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서소문지점을 들어서면 호텔 라운지 같은 느낌을 받는다. 원형 테이블 위에 컴퓨터 모니터를 구현한 CX(Customer eXperience·고객경험)존에서는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금융 MBTI 검사를 거쳐 나에게 맞는 금융 상품을 알아볼 수 있다. 예약 없이 현금 거래가 필요 없는 간단한 업무를 보려는 고객은 퀵 데스크를 이용하면 10분 내에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12일 신한은행 ‘디지로그 브랜치’에서 한 직원이 외부와 연결된 유리창에 구현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해 고객에게 금융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오승현 기자

셀프뱅킹존은 기존의 일렬로 배치된 ATM기기와 달리 원형 구조로 꾸며 타인의 시선을 받지 않아도 된다. 외부와 연결된 투명 유리창에 설치된 디스플레이 패널은 전문가 세미나 등에 이용된다. 매주 수요일 낮 12시 30분부터 신한은행의 분야별 전문가의 금융 상담이 제공되고 향후 금융 분야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현장 세미나도 열 예정이다.



12일 기존 디지털 서비스 특화 점포를 전면 개편해 새로 개점한 신한은행 서울 중구 서소문지점 ‘디지로그 브랜치’의 컨설팅룸에서는 고객이 직원과 상담을 하는 동시에 본점의 전문가들과 화상을 통해 세무·부동산 등의 전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오승현 기자

방문 예약을 했거나 상품 가입 등이 필요한 고객은 영업점 안쪽의 컨설팅 라운지로 이동하게 된다. 네 곳의 독립된 부스에서 직원은 물론 동시에 본점의 세무·부동산 등 분야별 전문가가 화상으로 고객 한 명에게 ‘N 대 1’ 상담을 해준다. 투명 유리창이 불투명하게 바뀌는 ‘스마트 글라스’가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줘 일반 고객도 고액 자산가 못지않은 대접을 받는 느낌이 든다.


1층 안쪽으로는 디지털마케팅 직원들이 배치돼 다른 직원들의 업무를 지원한다. 계단을 거쳐 2층으로 올라겨면 디지털 액자에 신진 예술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상상 갤러리’가 꾸며져 있다. 프리미어·소호 고객을 위한 전문 컨설팅도 2층의 독립된 공간에서 제공되며 역시 본부 전문가가 화상을 통해 다양한 상담을 진행한다. 최혁재 서소문지점장은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며 기존 은행 영업점이 지닌 장점을 살려 미래 은행을 위한 테스트 공간으로 점포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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