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13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내년 코로나 19 사태가 정상화된다는 가정을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19 사태를 고려해 최소 인상을 요구해 온 경영계와 상당한 거리를 둔 시각이었다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권순원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간사는 내년 최저임금이 5.1% 오른 9,160원(월급 191만4,440원)으로 결정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에는 경기가 (코로나 19 사태에서) 정상으로 복귀할 것을 가정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있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관련 전망치를 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전일 최저임금위원회는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표결로 결정했다. 최저임금위원 27명 가운데 찬성 13명, 반대 0명, 기권 10명을 기록했다.
실제로 최저임금위 설명처럼 최근 정부의 경제성장 전망치는 4%대를 기록하는 등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경영계의 입장은 다르다. 최초 요구안으로 동결을 제시했던 경영계는 그동안 코로나 19 사태로 낮아진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지급 여력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최근 코로나 19 4차 대유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대폭 인상이 불가하다는 근거로 제시해왔다. 4차 대유행에 대해서도 권 위원은 "논의는 있었지만, 내년 정상 상태로 복귀할 것이고 가정했다"고 부연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전일 최저임금위에서 최종 표결이 이뤄지기 직전 경영계 측인 사용자위원 전원은 회의에서 퇴장했다. 류기정 사용자위원은 “9,160원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을 초월한 수준”이라며 “9,160원안에 대해 충격과 무력감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방침이다.
문재인 정부의 1만원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해 온 노동계도 9,160원으로 결정된 데 대해 불만인 것은 마찬가지다. 민주노총 측 근로자위원 전원도 공익위원이 표결 전 9,030원에서 9,300원까지를 중재안으로 제시하자 회의장을 떠났다.
박준식 최임위원장은 “최저임금안은 노사 모두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경제사회 여건과 노동시장 어려움을 고려했다”며 “코로나 위기 극복과 사회적 격차 완화를 위한 최선의 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