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13일 재건축 단지 2년 실거주 의무 조항이 삭제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일부법률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로써 2년 실거주해야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단지 분양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조항은 최종적으로 백지화될 전망이다.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와 본회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여기서 법안 내용이 완전히 새로 심의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해 6·17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이같은 의무 조항을 발표한 지 일 년여만이다.

국토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도정법 개정안 6건을 위원장 대안으로 통합해 본회의에 부의했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했던 도정법 개정안 역시 국토위 국토교통법안소위가 의결한 대로 위원장 대안에 포함돼 상임위 문턱을 넘었다. 앞서 지난 12일 국토위 국토교통법안소위는 조 의원의 도정법 일부법률 개정안에서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단지의 경우 2년 실거주 해야 분양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투기 수요 차단을 위해 마련된 조항이지만 임대 매물이 줄어 외려 전월세 가격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같은날 국토위 국토교통법안소위는 조 의원 도정법 개정안에서 안전진단 시행 권한을 기초단체장에서 광역단체장으로 이양하는 조항도 실효성이 없다며 제외하기로 했다.

법안은 여야 합의로 통과됐지만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2년 실거주 의무 조항이 삭제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정책 일관성이 무너져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 신뢰가 저해된다”며 “실거주 2년 의무 조항을 삭제한 것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2·4대책에서 공공주도 재건축의 경우 2년 실거주 의무를 면제한 것은 공공 재건축을 유도하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공공 재건축 인센티브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신동근 의원도 “당초 이 의무 조항이 논의된 것은 투기 수요를 차단하자는 것인데 시행해보지도 않고 삭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에 대해 “그동안 다양한 정책으로 투기 차단 대책이 마련된 반면 실거주 의무 조항이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