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과 인내심, 그리고 행운…‘魔의 코스’ 정복할 주인공은

제149회 디 오픈 15일 잉글랜드 로열 세인트조지서 개막
울퉁불퉁한 페어웨이, 항아리 벙커, 깊은 러프에 바람까지
1·2위 존슨·람 등 톱10 전원에 미컬슨·매킬로이 등 출격

디 오픈 연습 라운드에 나선 재미교포 김찬이 14일(한국 시간) 로열 세인트조지 골프클럽 7번 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5일 오후(한국 시간) 제149회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총상금 1,150만 달러) 골프대회의 막이 오르는 잉글랜드 켄트주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조지 골프클럽은 잉글랜드 남동부 바닷가 링크스 코스다.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역대 15번째로 디 오픈이 다시 열리는 이곳은 여느 디 오픈 개최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강한 바람과 깊은 러프, 항아리 벙커, 물결 치는 그린으로 무장했다.


파70에 전장 7,206야드나 되는 이 코스는 특히 단단하고 울퉁불퉁한 페어웨이가 악명 높다. 볼을 페어웨이 한가운데로 잘 보내더라도 어디로 튈지, 어디까지 굴러갈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앞서 2003년 대회 때 영국에 와본 적도 없던 당시 세계랭킹 396위 벤 커티스(미국)가 우승했다는 사실도 이 같은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실력과 인내심은 물론 행운도 따라야 은제 주전자인 우승컵 클라레 저그를 품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4번 홀(파4·496야드)은 가장 무시무시한 홀로 꼽힌다. 파5이던 것을 2003년에 파4로 바꿨는데 긴 거리를 의식해 두 번째 샷을 너무 길게 쳤다가는 OB(아웃오브바운즈) 구역까지 굴러갈 수도 있다. 페어웨이 오른쪽에는 영국에서 가장 깊은 것으로 알려진 약 15m 깊이의 벙커가 있다. 8번 홀(파4·457야드)은 늘 바람이 많이 불고, 11번 홀(파3·242야드)은 긴 데다 5개의 벙커가 둘러싼 그린은 굴곡이 심하다.



로리 매킬로이가 연습 라운드 도중 6번 홀 그린 주변 벙커에서 볼을 빼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많은 선수가 이번 디 오픈 출전을 포기했지만 우승 경쟁은 여전히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랭킹 톱 10 선수들이 모두 출전해 ‘마(魔)의 코스’ 정복을 노린다.


세계 1위에 복귀한 더스틴 존슨(미국), 올해 US 오픈 우승자인 2위 욘 람(스페인)이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3~10위인 저스틴 토머스, 콜린 모리카와, 잰더 쇼플리, 브라이슨 디섐보, 패트릭 캔틀레이, 브룩스 켑카,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티럴 해턴(잉글랜드) 등도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 대회가 열리지 않아 2년 만에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셰인 라우리(아일랜드)와 2013년 이곳에서 클라레 저그를 차지한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는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2013년 이 대회 우승자 필 미컬슨(미국)은 PGA 챔피언십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정조준한다. 미컬슨은 이곳에서 열린 2011년 대회 때 존슨과 함께 공동 2위에 오른 기억이 있다. 2014년 우승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2017년 우승자 조던 스피스(미국)도 우승 후보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안병훈(31)만 출전자 명단에 올랐다. 김시우(26)와 임성재(23)는 도쿄 올림픽 준비에 전념하고자 불참을 선언했다. 유럽 투어 스코티시 오픈에서 우승해 막차로 출전권을 따낸 교포 선수 이민우(호주)도 눈길을 끈다. 마스터스 챔피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코로나19 확진으로, 버바 왓슨(미국)은 최근 확진자와 밀접 접촉으로 불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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