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전 세계 미술 경매 시장이 ‘아시아 밀레니얼 큰손’의 활약에 힘입어 코로나 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신규 컬렉터의 등장, 온라인 경매 활성화, NFT라는 새로운 상품의 거래까지 맞물려 시장 호황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세계적인 경매 회사 크리스티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올 상반기 전체 경매 매출이 3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확산 이전이던 2019년 상반기에 비해 13% 늘어난 규모이자 2015년 이후 최근 6년 래 가장 높은 금액이다. 코로나 19로 시장이 위축된 지난해에는 연간 매출액이 44억 달러에 그쳤다. 낙찰률도 87%를 기록, 80% 초반 대였던 전년 수준을 뛰어 넘었다. 크리스티의 기욤 세루티 최고경영자(CEO)는 “(매출이) 팬데믹 이전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경매 호황을 이끈 키워드는 ‘아시아’ 그리고 ‘밀레니얼’이었다. 크리스티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올 상반기 경매액의 39%를 견인했다. 지난 3월 크리스티 홍콩에서는 ‘검은 피카소’로 불리는 장 미쉘 바스키아의 ‘전사’가 4,100만 달러에 팔리며 아시아 시장에서 거래된 서양 미술품 중 최고 낙찰가 기록을 쓰기도 했다.
올해는 새롭게 등장한 ‘신규 컬렉터’의 존재감도 돋보였다. 크리스티는 이들의 특성이 △어리고 △많이 지출하고 △디지털 네이티브이며 △구매 카테고리를 가리지 않고 △럭셔리(고급품) 경매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들었다. 이런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밀레니얼 세대(1980~1990년대 출생자)는 이미 한국에서도 미술 시장의 새로운 고객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 상반기 크리스티의 신규 고객 997명 중 50%가 아태지역 출신이었고, 31%는 밀레니얼 세대에 해당됐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밀레니얼 컬렉터의 등장과 코로나 19라는 상황이 맞물려 온라인 경매도 성장세를 나타냈다. 온라인 경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78% 뛴 2억 2,270만 달러로 집계됐는데, 올해 새로 유입된 고객의 3분의 2가 온라인을 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경매 낙찰 총액의 51%는 아시아에서 채웠다. 이와 함께 올해 9,32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대체불가토큰(NFT) 판매도 젊은 고객을 새로 끌어들이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크리스티는 코로나 19 시대에 대응하는 한편 신규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 경매와 NFT 거래를 확대하는 한편, 올해 호평 받은 ‘위챗을 통한 경매 상담’을 더욱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