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니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자율주행로봇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트위니의 3차원(3D) 라이다 기술을 활용하면 어떤 복잡한 환경에서도 로봇이 자기 위치를 완벽하게 인식하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14일 서울경제가 만난 천홍석(사진) 트위니 공동대표는 트위니가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로봇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천 대표는 “자율주행로봇 분야에서 가장 핵심적인 이슈는 바로 로봇의 자기 위치 인식 여부”라며 “트위니의 자율주행로봇 ‘나르고’는 기존 로봇들과 달리 특별한 인프라가 없어도 로봇 본체에 부착된 3D 라이다 센서가 장애물을 구분해 스스로 경로를 찾아간다”고 말했다. ‘자율주행로봇의 눈’이라 불리는 3D 라이다는 레이저 신호로 광범위하게 대상을 인식해 공간 정보를 파악하는 광학 장비다.
트위니는 앞서 자율주행로봇 ‘나르고’와 대상추종로봇 ‘따르고’를 개발해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3D 라이다를 장착해 아무리 복잡한 환경에서도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나르고와 달리 3D 라이다가 없는 기존의 물류 로봇들은 환경이 복잡해지면 자유롭게 이동하기가 어렵다. 건물 천장이나 바닥에 마커가 그려졌거나 바닥에 QR코드가 격자형으로 설치된 환경에서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르고 여러 대를 연결하면 운송용 기차 형태로 활용할 수도 있다. 트위니가 나르고와 함께 선보인 따르고는 최대 100kg까지 적재가 가능한 대상 추종형 물류 로봇이다. 2D 라이다 센서와 깊이 측정 센서(RGB-D) 카메라를 이용해 어떤 복잡한 환경에서도 로봇이 인지한 대상을 정확하게 따라다닐 수 있다.
트위니는 쌍둥이 형제인 천홍석·영석 공동대표가 지난 2015년 8월 설립한 자율주행로봇 전문 기업이다. 트위니라는 사명도 쌍둥이를 뜻하는 영어 단어 ‘트윈(twin)’에서 착안했다. 특히 천 대표는 트위니의 가장 큰 원동력이 ‘맨파워’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 직원 90명 가운데 60% 이상이 연구개발(R&D) 인력으로 구성됐다”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직원만 해도 30명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천홍석 공동대표도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뒤 KAIST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자유주행 이동 로봇 연구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천영석 공동대표는 고려대를 졸업한 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8년간 기금 운용과 재정 관리를 담당했던 경영 전문가다.
기술 경쟁력을 인정 받은 트위니는 대기업과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나르고는 지난해부터 성수동 소재 현대글로비스 신사옥에 시범 배치돼 다양한 운송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트위니와 현대글로비스는 자율주행로봇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글로비스는 트위니의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해 가정·사무실 등지에서 활발히 이용 가능한 생활 밀착형 물류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KT도 지난해 5월 트위니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율주행로봇을 서부물류센터에 배치했다.
기업 가치도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앞서 트위니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공인한 아기 유니콘으로 등극했다. 지난달에는 17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도 성공해 누적 투자액 240억 원을 달성했다. 이달에는 중기부로부터 예비 유니콘 특별 보증에도 선정되며 기존 성과와 미래 가치를 인정 받았다. 예비 유니콘은 기업 가치 1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 가치 1,000억 원 이상, 1조 원 미만의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기술적 완성도를 끌어올린 트위니의 다음 목표는 바로 일반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데 있다. 천 대표는 “회사 설립 이후 몇 년 간 직원들과 함께 수많은 노력을 들여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제는 일반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해 그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11월부터는 물류와 병원, 공장, 택배, 쇼핑몰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 가능한 일상 밀착형 나르고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주변 곳곳에서 트위니의 자율주행로봇을 발견할 수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