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저자 인터뷰] 신순규 "소신 지키는 삶, 나와 사랑하는 사람 지키죠"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
신순규 지음, 판미동 펴냄
27년차 크레딧 애널리스트, 코로나19 팬데믹 계기로 생각 풀어내
한국 청년에겐 "남에게 휩쓸리기보다 원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신간 에세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을 발간한 신순규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 크레딧 애널리스트. /사진 제공=민음사

“‘견고한 삶’이란 무조건 견디는 것, 강인하고 단단한 것만이 아니라 꾸준하면서 유연성 있는 삶도 포함합니다. 나를 연약하게 만드는 상황을 거부하기 쉽지 않지만, ‘사람은 변한다’는 믿음으로 견고한 삶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시각장애인으로 27년 째 뉴욕의 투자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신순규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 크레딧 애널리스트가 신간 에세이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로 국내 독자들과 만난다. 책은 코로나19 시대의 여러 단상을 견고함, 자기 사랑, 동기부여, 배려, 열린 마음, 소신, 마음의 평안 등 33개 키워드로 풀어내며, 우리 삶이 견고해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신 애널리스트는 지난 14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살다 보면 여러 모로 상상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견디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글을 썼다”고 말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란 기업의 견고함·내구성(durability)이 만들어내는 신용 분석이 주업으로, 그는 책에서 “오래갈 우정을 추구하듯이, 오랫동안 자산을 투자할 만한 기업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소개한다. 견고함을 바라보는 그의 철학은 일과 함께 다져 온 것이다.



신순규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BBH) 크레딧 애널리스트가 14일 신간 ‘어둠 속에서 빛나는 것들’의 출간을 기념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제공=민음사

책을 낸 직접적 계기는 코로나19 대유행이다. 그가 거주하는 미국 뉴저지에서는 지난해 인구의 0.3%가 코로나19로 숨졌다. 예상치 못한 위기에 직면해 저자는 어떤 가치들이 우리 삶을 지탱해 주고,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게 해 주는 지를 살펴본다.


그는 “언제쯤 코로나19 사태가 끝날까 생각하겠지만, 지금의 이런 상황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은 터널 끝 빛이 보일까 말까 하는 상황 같다”고 전했다. 개인적으로는 삶이 단순해졌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하지만 “혼자 기차 타고 출근하는 꿈에서 깨며 ‘이게 꿈이라니’ 하고 아쉬웠다”고 할 정도로 현실은 여전히 답답하기만 하다.


고국인 한국을 ‘첫사랑 같은 존재’라 말하는 그는 각종 경쟁에 시달리는 한국 청년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도 전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다른 이들이 무엇을 하는지에 지나치게 휩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스스로 원하고, 할 수 있는 일에서 창의력 있게 답을 찾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청년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투자 붐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객관적으로 가치를 산출할 수 없기에 코인 투자는 도박이고, 증시도 안정적이지 않다. 여기에 희망과 삶의 의미를 걸긴 위험하다”고 말했다. 1만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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