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지침 어기고 사과도 거짓?…"NC선수들 6시간동안 술자리"

강남구청장, 라디오 인터뷰서 이같이 밝혀
앞서 박석민 "야식 먹었다" 해명과 차이나

방역지침 위반 논란에 휩싸진 NC다이노스 선수들. 왼쪽부터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 선수. /연합뉴스

원정경기 숙소에서 정부의 방역지침을 어기고 외부인과 호텔에서 술판을 벌인 프로야구 NC다이노스 선수들이 "야식을 먹었다"고 해명했지만 새벽까지 술자리를 이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박석민 등 NC 선수 4명과 외부 지인이 지난 5일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 21분까지 술자리를 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정 구청장은 박석민 선수가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 선수에게 연락해 “치맥을 하자”고 먼저 제안해 술자리가 시작됐고 외부 지인들은 오후 11시 11분께 합석했다고 덧붙였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유튜브 캡처

이에 진행자가 “6일이 경기였는데 새벽 4시까지 술을 마실 수가 있느냐”고 물었고 박동희 엠스플뉴스 대표 기자는 “선수들이 숙소에 도착하면 보통 자정이 넘기에 야식을 먹기도 한다”고 답했다. 이어 “정상적인 야구선수들은 6시간 동안 야식을 먹지 않는다”며 “선수들이 6시간 동안 야식을 먹을 만큼 영양이 부족했다면 이런 영양부족 상태를 만든 NC 구단이 반성해야 한다”고 비꼬았다.


이는 앞서 박석민이 발표한 사과문과는 다소 괴리가 있다. 박석민은 당시 후배들과 먹을 떡볶이 등 야식을 시켰을 때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와 "잠깐 방에 들러 인사 나누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룸서비스로 시킨 치맥 세트를 다같이 먹었다고 했다. 이어 “편의점에서 산 맥주 네 캔을 나눠마셨다”며 “지인은 먼저 나갔고, 후배들은 제 방을 왔다 갔다 했다”고 덧붙였다.


정 구청장은 “선수들과 외부 지인들이 1차 역학조사 단계에서 해당 모임 자체를 동선에서 누락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처음에는 외부 지인과 선수들이 다 확진이 됐지만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다”며 “지난 12일 보건소에 제보가 들어왔고 2차 심층 역학조사를 나가 호텔 측의 협조를 얻어 CCTV 등의 출입자를 체크한 후 추궁을 통해 모임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NC다이노스 홈구장인 창원NC파크. /연합뉴스

정 구청장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왜 누락을 시켰는지 허위진술했는지 (구단이 개입했는지 등) 사실관계가 명백히 드러날 것”이라고 한 뒤 선수들과 동석했던 여성 2명의 동선도 “2차 심층역학조사를 통해 자세히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어 “역학조사 단계에서 동선을 숨긴 이유로 강남경찰서에 감염법 관리법 위반 혐의로 5명(박석민·권희동·이명기, 외부인 2명)을 고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서도 박석민은 전날 “방역 당국의 조사에서 지인들과 모임을 모두 진술했다. 여러 곳에서 역학조사 질문이 있어 당황했지만 묻는 내용에 사실대로 답했다”고 주장했다. 박민우 역시 “역학조사 기간 모든 질문에 거짓 없이 말씀드렸고 앞으로도 사실 확인에 경찰 조사가 필요하다면 마땅히 받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NC다이노스 유튜브 캡처

확진판정을 받은 NC 선수들은 이번 사태에 앞서 "원정경기 숙소에서는 잠만 잔다"고 밝혀 팬들을 기만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일 NC다이노스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다이노스 퇴근캠] 우리 선수들은 원정 숙소에서 뭐해요?'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이같이 밝혔다.


먼저 이명기는 "잔다. 힘들어서 요즘에는 뭘 할 수가 없다"면서 "코로나19도 있고"라고 했다. 이어 권희동 역시 "자야죠. (오후) 10시에 도착하는데"라고 답했다. 박석민도 "자야죠"라는 반응을 보였고 박민우는 "저는 책을 본다"면서 '모든날 모든 순간에 위로를 보낸다'는 제목을 책을 팬들에게 보여줬다.



/NC다이노스 유튜브 캡처

이같은 앞뒤가 다른 선수들의 인터뷰 내용이 담긴 영상을 두고 야구 팬들과 네티즌들은 "잠은 무슨, 술 마시다가 코로나 걸렸지", "진정 야구를 사랑하는 팬들과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하지 않느냐", "앞으로는 잔다고 하고 뒤로는 술을 마시다니 팬들을 우습게 아는건가" 등의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NC 선수단에 이어 두산베어스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리그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은 NC 선수들이 서울의 한 호텔에 외부인들을 불러 함께 술을 마시는 등 방역수칙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백신을 맞은 박민우를 제외한 선수 3명과 외부인 2명은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박민우는 전날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자격을 반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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