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최근 인플레이션이 역사상 유일무이하다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 과제는 이번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의 자신감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이번 물가상승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크다”고 밝혔다. 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면 거기에 대응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물가 상승이) 더 오래간다면, 그 위험성을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던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음을 인정하는 듯한 모습이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 상황을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막대한 재정 및 통화 지원과 함께 20조 달러 규모의 경제(미국)를 다시 연 전례가 없다”며 “이번 물가상승은 역사상 유일무이한 일”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미지의 영역을 분석하고 전망하느라 어려움을 겪는다는 호소한 것이다.
다만 통화 정책 기조를 바꿀 시점은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과 연준이 정한 고용 및 물가 목표와 관련해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현 수준대로 계속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양당 의원들은 내년 2월 임기 종료를 앞둔 파월 의장을 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공화당 의원들은 연준이 주택시장 과열과 물가 급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비판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연준이 대형 은행들에 대한 규제를 풀어줬다는 점을 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