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5세 장애아동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남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1심 선고 직전 피해아동 측에 뒤늦게 반성문을 제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뇌병변장애 2급을 앓아 말을 잘 못하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B군을 한 달에 걸쳐 수십 대를 때리는 등 상습적인 학대를 가한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A(47)씨는 피해아동 측에 제출한 반성문에서 "CCTV 상의 제 모습을 보고 충격받았다"면서 "신경안정제를 먹으면서 며칠 돌이켜보니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온 어머님의 눈에 담임교사의 무표정한 얼굴과 투박한 말투가 오해를 만든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A씨는 "저는 어머님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수용하고 들어 드리려 애를 썼다"면서 "B군이 먹는 것을 선호하지 않아 음식을 거부했으나 저혈당으로 쓰러질까 걱정이 많이 됐다"고도 했다.
아울러 A씨는 "당시 저는 쉴 새 없이 말을 해야 하는 긴장의 나날 속에 실내온도는 29도를 오르내리고 전날 위 내시경을 받아 열이 났다"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날 잠시 이성을 잃고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상황을 전했다.
여기에 덧붙여 A씨는 "상처받은 B군에게 제일 미안하고 어머님께도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러 죄송하다"며 "시청에서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고, 지역에서도 생활하기 힘들어 이사한 뒤 다른 업종으로 취직했다"고도 했다.
더불어 A씨는 "보육현장에 다시 서기가 두려워 다른 업종을 선택했고 제 잘못을 상쇄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사죄드리는 마음으로 봉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B군이 잘 성장하기를 기도하면서 살겠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선고 4일전 변호사를 통해 이같은 A씨의 반성문을 본 B군 어머니는 "(감형을 위한) 재판부 제출용인지, 변명만 가득하고 조금도 반성의 기미가 없다"면서 "자기 학대 장면을 보고 자기가 충격을 받아서 신경안정제를 먹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B군 어머니는 "가해자인 본인이 마치 피해자인 것처럼 적어 놨다. 심지어 벌써 취업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다고 한다"며 울분을 토했다.
한편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3단독(이재현 판사)은 지난 14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사회봉사 120시간과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수강, 아동 관련기관 5년간 취업제한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경남 사천 한 장애전담 어린이집에서 뇌병변장애 2급을 앓아 말을 못 하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B군을 약 한 달에 걸쳐 상습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해 8월 B군이 징징거리는 소리를 낸다는 이유로 6차례에 걸쳐 다리를 밀쳤고, 8~9월 사이에는 식사를 거부하거나 낮잠을 안 잔다는 이유로 B군의 머리나 얼굴, 어깨 등을 때리는 등 총 12차례에 걸쳐 신체·정신적 건강을 해치는 학대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