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경기 숙소인 서울의 한 호텔에서 정부의 방역지침을 어기고 술판을 벌인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NC다이노스 선수들 사태의 파문이 갈수록 확산하는 가운데 이른바 '프로야구 호텔 술판 은폐 의혹' 관련, 구단과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이날 '프로야구선수들의 코로나 감염원인과 감염경로를 은폐하여 코로나 역학조사를 방해한 구단과 KBO를 수사하여 책임자를 처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현재 사전동의 100명 이상이 돼 관리자가 검토 중인 청원이다.
사상 초유의 프로야구 정규리그 중단을 촉발한 이번 'NC발 코로나 사태'를 두고 청원인은 "구단과 KBO는 이러한 확진판정을 받은 선수들의 외부인 접촉사실, 방역수칙 위반행위에 대해서 방역당국에 사실대로 보고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해당선수들에게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시 모든 사실을 말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코로나 방역지침을 위반하고 확진판정을 받은 선수들이 구단 내부의 징계와 KBO의 징계를 받고 선수생활을 마감할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면서 "그런데 방역지침을 위반하고 숙소에 외부인을 불러들이고 음주한 행위를 구단의 승인을 받지 않거나 구단의 통제를 벗어나 임의로 역학조사에서 허위사실을 진술하거나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또한 "구단과 선수들의 실제 관계와 당시 구단의 선수들에 대한 통제사항을 고려할 때 NC 구단과 KBO는 선수들에게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시 방역수칙위반, 외부인의 접촉사실, 음주 사실에 관한 답변이나 대응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판단된다"고도 적었다.
아울러 청원인은 "확진판정을 받은 선수들이 소속된 두산, NC 구단이 강력하게 주장해 12일 KBO가 리그자체를 중단시킨 행위도 선수들의 감염경로인 숙소에서 외부인 접촉, 음주사실, 방역수칙 위반을 은폐하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청원인은 "선수들이 역학조사에서 감염자의 인적사항, 감영원인, 감염경로에 관한 사항을 허위로 진술하고 고의로 누락한 행위는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에 의해 역학조사 대상자는 역학조사를 방해 또는 회피하는 행위, 거짓으로 진술하는 행위, 고의적으로 사실을 누락, 은폐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되는 의무를 위반한 행위로 감염병예방법 제79조 제1호 위반행위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청원인은 "이러한 선수들에게 강남구청의 역학조사를 방해, 회피, 허위진술, 고의누락하도록 지시한 구단, KBO의 행위는 감염병예방법 제79조 제1호 위반행위를 교사한 것으로 공범인 교사범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청원인은 이어서 "구단, KBO가 단체의 위력을 통해서 조직적, 계획적으로 위 행위를 한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형의 50%가 가중되는 가중처벌 대상"이라면서 "방역당국과 수사당국은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사로 프로야구 구단들과 KBO의 역학조사방해, 감염경로 은폐 등 감염병예방법 위반행위를 밝혀내고 책임자들을 엄중하게 처벌해주기를 청원한다"고 썼다.
한편 NC 선수단에 이어 두산베어스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리그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확진 판정을 받은 NC 선수들이 서울의 한 호텔에 외부인들을 불러 함께 술을 마시는 등 방역수칙을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백신을 맞은 박민우를 제외한 선수 3명과 외부인 2명은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박민우는 전날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자격을 반납하기로 했고, 박석민은 사과문을 통해 선수 4명, 지인 2명과 떡볶이 등 분식과 '치맥'(치킨과 맥주)을 먹었다며 역학조사에서도 사실대로 답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NC 원정 숙소를 관할하는 강남구청은 확진자들이 동선을 숨겨 역학조사에 차질을 겪었다며 허위진술(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NC 관련 확진자 5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