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금융주..실적·배당 믿고 일어설까

2분기 역대급 실적·배당 매력에도
이달 업종별 하락률 최고…5.7%↓
美국채금리 급락이 주가 끌어내려
증권가 "금리급락 단기 그칠 것" 관측


실적 개선 기대감에 중간배당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금융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 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재확산 속에서 미국 장기국채 금리의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200금융지수는 5.77% 하락해 11개의 코스피200섹터지수 가운데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코스피200지수(-2.34%)의 변동률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실제 KB금융(105560)·신한지주(055550)·하나금융지주(086790) 등 주요 금융지주는 이달 들어서만 7~8%씩 주가가 하락했다. 이날도 신한지주(-1.70%), 하나금융지주(-1.75%) 등 은행주와 현대해상(-1.19%), 한화손해보험(-1.39%) 등 보험사, 키움증권(-2.07%), 미래에셋증권(-1.43%) 등 증권사 전반이 전일 대비 주가가 내려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의 전망에 따르면 대다수 은행은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0% 가까이 늘어나는 등 ‘깜짝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4대 금융지주는 사상 첫 중간배당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중이다. 하지만 금융주는 이달 들어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하락과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1.5%를 넘나들었던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하락 반전, 이달 들어 매일같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금융시장에 불안을 키웠다. 특히 간밤의 경우 장 중 10.15bp(1bp=0.01%)나 급락하며 1.189%까지 추락해 올해 2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1.2% 아래로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재확산이 글로벌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국채금리 하락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다시 유동성 파티가 이어질 수 있기에 자산 시장에 호재가 될 가능성도 거론하지만 이미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히 커진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정책 대응을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즉 대책은 없는데 코로나 재확산만 나타난 형국에 손과 발이 묶인 상태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공포가 국채금리 급락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다수 전문가는 이 같은 금리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변이 바이러스 감염률과 치명률이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에서 백신 보급률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기에 결국 경기는 회복되고 물가·금리 상승세도 살아날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국내의 경우 한국은행이 이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다음 달 금통위 회의가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며 이익이 높아진 상황에서 연말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높아진 시점”이라며 “차별화된 자본 비율 및 실적을 기반으로 주주 환원 여력이 높은 은행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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