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좀비 열풍을 일으켰던 ‘킹덤’이 돌아온다. ‘킹덤 시즌2’의 엔딩을 장식하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던 전지현이 주인공을 맡은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을 통해 조선의 비극을 가져온 그 ‘시작점’이 공개된다. ‘죽은 자를 되살리는 풀’ 생사초의 기원과 모두가 궁금해했던 의문의 인물 아신의 이야기가 벌써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일 오전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김성훈 감독과 김은희 작가, 배우 전지현, 박병은, 김시아, 김뢰하, 구교환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킹덤: 아신전’은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와 아신의 이야기를 담은 ‘킹덤’ 시리즈의 스페셜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 변방인 아신(전지현)은 아픈 어머니에게 드릴 약초조차 마음대로 구할 수 없어 애를 태우던 중 우연히 죽은 사람을 살린다는 생사초를 발견하지만, 한순간 마을을 덮친 비극에 모든 것을 잃고 홀로 남아 복수를 위한 삶을 살게 된다.
‘킹덤: 아신전’은 ‘킹덤’ 시리즈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시즌1이 위정자들의 권력에 대한 허기와 백성의 배고픔에서 비롯된 역병의 비극을, 시즌2가 혈통을 둘러싼 피의 사투를 그려냈다면, ‘킹덤: 아신전’은 한(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김은희 작가는 “생사초는 도대체 어디서 왔으며 누가 조선에 퍼트렸는지, 시즌2 엔딩을 장식했던 아신이라는 인물은 누구고 북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을 전했다.
‘킹덤 시즌1’부터 ‘킹덤: 아신전’까지 전 시즌을 김은희 작가와 함께한 김성훈 감독은 매 순간 김은희 작가의 상상력에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1에서는 생사역이 전염성을 갖게 되는 장면, 시즌2에서는 계비가 권력에 눈이 멀어 아비를 독살하는 장면이 매력적이었다”며 ‘킹덤: 아신전’에서는 아신이 어디론가 가서 맛있는 식사를 대접해 주는 장면이 있는데, 그 시퀀스는 김은희 작가가 지금까지 쓴 것 중 가장 만족스럽고 연출하면서도 너무 행복했다”고 기대를 높였다.
‘킹덤: 아신전’의 배경은 압록강 일대의 북방 지역이다. 김은희 작가는 “생사초는 차가운 성질을 가진 풀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북방 지역에 대해 관심을 가지다가 야인들을 정벌하고 세워진 4군 6진의 4군이라는 곳이 100년 가까이 출입을 막았다는 기록을 봤다. 그런 곳에서 생사초가 자랐다면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흥미로울 것 같아서 집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킹덤: 아신전’은 92분 분량의 스페셜 에피소드로 제작됐다. 김은희 작가는 “북방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시즌3에 어떻게 녹일 수 있을까 생각하던 중 ‘거의 다 과거회상이라서 보여드리기 힘들지 않을까, 그렇다면 차라리 스페셜 에피소드로 보여드리면 재밌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김성훈 감독은 “‘킹덤: 아신전’은 ‘디딤돌 같은 작품’인데, 디딤돌이 너무 크거나 길면 부담이 된다”며 “디딤돌을 딛고 시즌3로 쭉 뻗어나가기에 한 편이면 충분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작품은 조선의 북방을 배경으로 광활한 대지와 깊고 어두운 침엽수림에서 나오는 검푸른 색채로 앞선 ‘킹덤’ 시리즈와는 또 다른 영상미를 선사한다. 제작진은 울창한 숲과 커다란 달이 떠 있는 압록강, 너른 갈대밭과 새하얀 눈밭까지 거대한 서사를 더욱 돋보이게 할 여러 공간으로 작품의 몰입도를 더했다. 김성훈 감독은 “‘킹덤’에서 극도로 정돈된 아름다운 궁궐에서 발생하는 끔찍함을 묘사했다면 이번에는 거대한 자연 속에 묻힌 잔혹함을 영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하며 “비밀 가득한 북방의 스산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을 예고했다.
앞선 시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생사역 호랑이’도 등장해 차원이 다른 공포를 선사한다. 김은희 작가는 “피라미드 위에 있는 포식자, 육식동물이 생사초를 먹고 생사역으로 변하면 훨씬 무시무시한 크리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아신전의 또 다른 주인공인 호랑이 캐릭터를 탄생시켰다”고 동기를 밝혔다.
‘킹덤 시즌2’ 엔딩에서는 전지현이 깜짝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김은희 작가는 “전지현은 로맨틱코미디의 여왕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암살’, ‘베를린’에서 어둠과 아픔을 간직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게 멋있었다”며 “아신은 아픔을 간직했지만 겉모습은 강한 무사 같은 느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사실 전지현을 염두에 두고 쓴 캐릭터라서 안 해주시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해주셔서 감사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도둑들’, ‘암살’로 쌍천만 배우에 등극하고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천송이 신드롬을 일으킨 전지현은 주인공 아신을 연기한다. 전지현은 “워낙 킹덤 시리즈와 김은희 작가의 팬이었기 때문에 김은희 작가를 사석에서 만났을 때 ‘킹덤에 좀비로라도 나오고 싶다’고 했다”며 “킹덤 시리즈의 팬이었기 때문에 선택을 안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전지현이 연기하는 아신은 압록강 국경 지대에서 자란 성좌야인이다. 전지현은 “아신은 어떤 사건을 통해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성좌야인은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아 핍박과 멸시를 받았던 인물들이다”라고 소개했다. 전지현은 “‘킹덤 시즌2’ 마지막에 등장했을 때 ‘너가 왜 거기서 나와’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아신전을 보고 킹덤의 세계관이 무한 확장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했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을 내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몹시 흥분됐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병은은 세자 이창과 함께 생사역으로부터 한양을 지켰던 어영대장 민치록으로 다시 등장한다. 그는 “우선 너무 기뻤고, 다시 민치록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게 돼서 감사했다”는 소감을 전하며 “‘킹덤: 아신전’에서는 민치록과 아신이 어떤 관계를 맺었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밝혀진다”고 기대감을 자아냈다.
‘미쓰백’, ‘백두산’, ‘클로젯’에서 성숙한 연기를 선보인 아역 계의 샛별 김시아는 어린 아신을 연기한다. 어린 아신은 생사초의 비밀을 가장 먼저 발견하게 되는 장본인이다. 김시아는 “‘암살’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런 배우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게 돼서 영광이었고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전지현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아신의 아버지 타합은 30년 내공의 베테랑 배우 김뢰하가 연기한다. ‘민초를 상징하는 캐릭터’ 타합은 모든 이에게 멸시당하며 살아가는 성좌야인이다. 김뢰한은 “줄곧 해왔던 역할이 비열하거나, 누군가를 때리거나 폭력을 가하는 역할”이었다며 “타합은 그것과는 상반되게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폭력과 불이익을 감수하는 인물이다. 이 작품을 하게 된 건 행운이었던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구교환은 조선의 북쪽 경계를 위협하는 파저위의 부족장 아이다간을 연기한다. “아이다간을 연기하기 전에는 시청자로 활약하고 있었다”는 구교환은 “좋아하는 세계관의 일원이 된다는 건 확률이 별로 없는 일인데 캐스팅 소식을 듣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구교환이 용맹하고 잔혹한 캐릭터 아이다간을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은 표정이다. 그는 “표정을 읽을 수 없거나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데 아이다간이 그런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잘 읽히지 않는 표정, 얼굴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전지현이 합류해 ‘킹덤’ 시리즈의 확장된 세계관을 펼치는 넷플릭스 ‘킹덤: 아신전’은 오는 23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