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지친 심신, 정원서 힐링하세요"

산림청 '2차 정원진흥 기본계획'
국가·지방정원 넘어 민간 확장
부산 지하철 내 유휴공간 활용
'숲에서면' 등 실내정원도 각광

대한민국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국가정원 내 호수정원. /사진 제공=산림청


“계절따라 달리 피는 꽃을 즐기고 사계절 변화하는 수목들을 가꾸고 바라보노라면 삶의 의미를 새롭게 느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야외활동이 쉽지 않은데 사랑과 정성이 듬뿍 들어간 정원에서 최고의 힐링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지난 20여년 간 느림의 미학으로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에서 ‘숲새울정원’을 일궈온 신재열 씨는 “돌이 너무 많아 꽃밭을 가꾸기도 힘든 땅이었지만 빈 토지를 조금씩 일궈가며 정원을 만들어왔다”며 “지형과 기후에 따라 도태되기도 번성하기도 하는 수많은 식물을 심고 가꾸어 온 결과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정원이 됐다”고 말했다.



‘2020 아름정원 콘테스트’에서 ‘나의 정원 부문’ 금상을 수상한 경기 남양주시 ‘숲새울정원’. /사진 제공=산림청

신 씨는 지난해 산림청과 서울경제가 처음으로 개최한 ‘2020년 아름다운 정원 콘테스트’ ‘나의 정원 부문’에서 금상을 받으며 그간의 땀방울을 인정받았다. 수상 이후 방문 문의가 이어져 지난 5월에는 5일 간 1일 3회 입장을 허용하는 행사를 마련했고 4시간 만에 입장권이 완판됐다.


정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정부와 지자체, 공기업이 휴식과 힐링의 최적지로 꼽히는 정원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국가정원과 지방정원에 이어 민간정원으로 영역을 확창하며 정원 문화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현재 등록된 정원은 국가정원 2개소, 지방정원 30개소, 민간정원 50개소 등 모두 82개다. 산림청은 순천만국가정원과 울산태화강 국가정원을 지난 2015년과 2019년 각각 지정해 운영 중에 있다. 92만6,992㎡ 규모로 조성된 순천만국가정원은 연간 최대 617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고 83만5,452㎡규모의 태화강국가정원에도 연간 168만명이 방문하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세종시 행복도시 내에 조성된 국립세종수목원. /사진 제공=국립세종수목원

전통정원과 분재원 등을 갖추고 지난해 10월 개장한 도심 속 정원인 국립세종수목원에도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풀어주기 위해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일 최대 1만7,161명이 방문하며 2개월 남짓동안 29만3,701명이 찾았고 지난달 기준 유료 입장객 24만4,726명을 기록했다. 특히 연간 유료회원이 3,000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나무숲으로 유명한 전남 담양의 죽녹원. /사진 제공=산림청

지자체들도 지방정원 조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현재 세미원(경기 양평군), 죽녹원(전남 담양군), 창포원(경남 거창군), 동·서강정원(강원 영월군) 등 4곳이 지방정원에 등록돼 운영 중이고 전국 26개 시·군에서 정원 조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중 강원 양구군은 해안면 23㏊ 부지에 100억 원을 들여 해안면이 보유한 기존의 산림생태 관광자원과 안보 관광지를 연계한 ‘DMZ 펀치볼 지방정원’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개인들의 땀과 정성이 담긴 민간정원도 50개가 정식 등록됐다. 이 중 17개소는 유료로 운영할 정도로 정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도시생활에 지친 이들이 한적한 곳에 정착해 꽃과 나무를 가꾸는 사례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실외정원과 함께 실내정원도 급부상하고 있다. 건축물 내부와 옥상, 지하 등의 공간을 활용해 정원을 조성한 뒤 시민들에게 개방해 색다른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가 부산지하철 서면역 환승통로에 부산시 최대 규모의 지하정원 ‘숲에서면’을 조성한 것이 대표적이다.



부산 서면역 1,2호선 환승연결통로에 조성된 '숲에서면' 정원. 사진제공=부산교통공사

산림청 국비지원 사업에 선정돼 부산시가 생활밀착형 숲(공공시설 실내정원)으로 조성한 숲에서면은 서면역 1·2호선 환승연결통로에 514㎡ 규모로 조성했다. 스노우사파이어, 테이블야자, 산호수, 보스턴고사리 등 미세먼지 제거에 탁월한 상록 관엽식물 10종 3만550그루를 식재해 푸르름이 가득한 공간으로 조성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제2차 정원진흥기본계획’의 차질없는 이행을 통해 국민 누구나 생활 속에서 정원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정원이 주는 혜택을 더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원은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원 산업과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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