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코로나19 백신이 화이자·모더나 등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에도 감염되는 ‘돌파감염’ 사례 중 절반 이상이 얀센 백신 접종자 가운데 발생하자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 ‘부스터샷(추가 접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대 그로스먼 의과대학의 너새니얼 란다우 박사 연구진이 mRNA 백신 접종 완료자 17명의 혈액 표본을 얀센 백신 접종 완료자 10명과 비교한 결과 화이자·모더나 백신은 베타·델타·델타플러스·람다 변이에 대한 항체를 ‘보통’ 수준으로 생성했지만 얀센 백신은 항체 중화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란다우 박사는 “1회 접종으로 끝나는 얀센 백신 역시 효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백신들처럼 2회 차 접종이나 부스터샷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논문은 아직 동료 평가(peer review)를 받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돌파감염’은 얀센 접종자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일까지 국내 돌파감염 추정 사례 647건 중 얀센 백신 접종 완료자가 364명을 차지했다. 국내에서 사용된 얀센 백신은 전량 미국이 제공한 것으로 112만 9,700명의 민방위·예비군이 접종받았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얀센 백신을 다른 백신보다 많이 맞았다”며 “활동량이 많고 또래 집단을 통한 전파가 많은 이들이 더 많이 감염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돌파감염을 막기 위해 얀센 백신 부스터샷이 필요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정부도 검토하고 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접종 후 시간이 지나면 항체가 당연히 떨어진다”며 “정부는 전문가들과 함께 어느 시점에 돌파감염이 발생한 것인지를 분석해 추가 접종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이에 대해 “백신별 면역력 지속 기간 등에 대해 다른 나라의 사례와 연구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결과가 조금 더 일반화된다면 어느 백신 접종자부터 부스터샷을 시작할지 별도로 계획을 수립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