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분기 매출 첫 30조…반도체 품귀·코로나 리스크는 상존

■현대차·기아 '깜짝 실적'
매출 30.3조 전년比 38% 껑충
영업익 1.8조…7년만에 최고 수준
코로나 기저효과에 해외판매 73%↑
기아도 매출·영업익 '사상 최대'
쏘렌토·카니발 등 SUV가 실적 견인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기아는 22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셀토스의 연식 변경 모델 'The 2022 셀토스'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사진 제공=기아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품귀와 원화 강세라는 악재에도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차는 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 30조 원을 넘어섰고 기아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과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올해 급격히 회복되는 ‘기저 효과’에 더해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수익 차종의 판매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 지속, 철강 등 원자재 가격 급등, 노조 리스크 등 악재가 적지 않아 실적 호조가 하반기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현대차는 22일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조 8,8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014년 2분기(2조 872억 원)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영업이익률은 6.2%로 3.5%포인트 상승했다. 2016년 2분기(7.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매출은 30조 3,2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7% 늘었다. 현대차 분기 매출이 30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는 2분기 영업이익 1조 4,8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924.5% 늘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또 지난해 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 원대라는 신기록을 썼다. 매출은 18조 3,3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61.3% 늘었다. 매출 역시 분기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해외 시장의 성장세가 눈부셨다. 현대차는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한 103만 1,349대(국내 20만 682대, 해외 83만 667대)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는 전년 대비 11.0% 감소한 반면 해외 판매는 73.6% 급증했다. 해외 판매를 지역별로 보면 북미와 유럽 판매가 각각 67.6%, 109.3% 뛴 반면 중국은 19.7% 줄었다. 차종별로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싼·싼타페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


기아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46.1% 증가한 75만 4,117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은 전년 대비 8.2% 감소한 14만 8,309대, 해외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70.9% 늘어난 60만 5,808대를 팔았다. 유럽과 북미·중남미 지역 판매는 호조를 보인 반면 중국에서는 주력 차종의 모델 노후화 등으로 판매가 감소했다고 기아는 설명했다. 쏘렌토·카니발 등 SUV 모델과 K8 등 신차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2분기 실적 개선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실적 개선의 걸림돌로는 △반도체 수급 차질 △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등을 꼽았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2분기에는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으로 자동차 수요가 늘어 반도체 품귀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며 “하지만 지난 5~6월 생산 차질이 3분기 판매에 안 좋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철광석·알루미늄·백금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공장 가동을 일부 중단하며 상반기에 7만 대가량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파업 리스크도 하반기 실적의 변수로 지목된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2분기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은 코로나19 기저 효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회복된 데서 기인한다”며 “최근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는 데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간 전기차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하반기부터 아이오닉5 생산을 정상화하고 EV6와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JW(프로젝트명) 등의 판매를 본격화해 친환경 차량 경쟁력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대체 소자 확보 추진 △연간 발주를 통한 선제적 재고 확보 △부품 현지화율 확대 △공급 업체 다변화 △유연한 생산 계획 조정 등으로 생산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중단했던 중간배당을 다시 실시한다. 현대차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2,602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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