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회장 최정우·사진)가 올 2분기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 원대의 벽을 넘어섰다. 실적을 이끈 주역은 철강 부문의 호실적이다. 여기에 2차전지 등 친환경 사업의 수익 본격화, 미얀마 가스전 등 글로벌 인프라 부문의 견고한 이익 창출력이 사상 최대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22일 포스코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조 2,010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1,677억 원) 대비 1,210% 급증한 수치다.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8조 2,93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3조 7,216억 원)보다 33.3% 늘었다. 포스코의 2분기 실적은 기업 설명회를 통해 분기 실적을 공개한 지난 2006년 이후 최대다.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실적을 공시한 2010년 이후 분기 2조 원대 영업이익을 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호실적의 배경으로는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는 중국의 철강 생산·수출 물량 감소, 조선·자동차·가전·건설 등 주요 산업에서의 철강 수요 급증이 꼽힌다.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며 철강 값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포스코 전체 영업이익에서 철강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3%에 달한다.
취임 3주년을 맞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도 주효했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 27일 취임해 올 초부터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최 회장은 본업인 철강 사업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차 소재, 프리미엄 강건재 소재 등 미래 성장 시장 선점 속도를 높이는 등 수익성 강화에 집중했다.
동시에 미래를 보고 투자했던 글로벌인프라 사업의 양적·질적 성장도 이뤄냈다. 한국 최초의 자원 개발 성공 사례로 불리는 포스코인터내셔널 가스전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로벌 식량 사업, 친환경 모빌리티 부품 사업에도 뛰어들며 사업 다각화와 수익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포스코그룹의 글로벌 인프라 부문은 2018년 약 1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에도 1조 2,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친환경 신성장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최 회장은 그룹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적극 육성했다. 2차전지 주요 소재인 양극재·음극재는 기본이고 리튬·니켈·흑연 등 원료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하면 삼성, 자동차 하면 현대처럼 소재하면 포스코가 떠오르도록 ‘소재 대표 기업’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포스코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자동차 산업의 단계적 수급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조선업도 이미 3년치 수주 잔량을 확보하는 등 수요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이 가격 안정화 등을 목적으로 감산 및 수출 억제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므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대로라면 연간 최대 영업이익을 냈던 2008년(7조 1,739억 원)을 훌쩍 뛰어넘어 ‘8조 원 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