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조영웅이라는 이름은 한국에서 낯설다. 그는 충남 서천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러시아 그네신 음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뒤 미국 뉴욕으로 건너왔다.
이후 뉴저지 몽클레어 음대에서 연주자 과정을 마친 뒤 보스턴 음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2009년 1월에는 모스크가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3위 입상을 했다. 동유럽의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국제음악콩쿠르에서는 1위 없는 2위를 하기도 했다. 지금은 박사과정을 끝내고 새로운 음악인생을 준비 중이다.
“제일 하고 싶은 건 울릉도에서 연주하는 거에요. 날씨가 좋으면 독도 음악회도 좋을 것 같아요.”
그의 꿈은 지역 공연 활성화다. 울릉도, 독도 음악회도 그런 배경에서 나왔다. 조 씨는 “2019년이 3·1운동 100주년이었는데 일본 연주자들을 충남 서천과 전북 군산으로 초청해 연주회를 했다”며 “시골출신이다보니 아는데 지방도시에는 공연장은 잘 지어놓고 파리 날리는 데가 많다. 서울은 알아서 잘 하겠지만 지방에서 실력 좋은 음악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한일 음악회는 했어요. 지금 미국에 있으니 한미 교류콘서트도 하고 싶고 지난해에 못하긴 했는데 한러 교류도 하고 싶어요. 작년이 양국 수교 30주년이었거든요.”
그의 꿈이 커진 건 자신을 돕는 주변인들 때문이다. 뉴저지 몽클레어 음대에 다닐 때 우연하게 알게 된 헝가리 할머니 줄리아 라니간이 아무 조건없이 그의 박사과정 학비를 모두 댔다.
“보스턴 음대가 학비가 비싼 편은 아니에요. 비싼 학교는 1년에 4~5만 달러 하는데 여기는 대학원 과정이 2만5,000달러였지요. 하지만 집안 형편상 돈이 부족했고 피아노는 대중적이어서 장학금도 받기 어려웠습니다. 그때 라니간 할머니가 흔쾌히 학비를 대주셨어요. 3년 간 할머니가 도와주셨습니다.”
그는 얼마 전 모교인 몽클레어대에서 일자리를 얻게 됐다. 아직 교수는 아니지만 반주자 겸 코치로 일하게 된 것이다. 조 씨는 “클래식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많은 지방공연을 기획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