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4인 가구 연봉 1억2,436만원 이하면 100만원 받는다

2,320만 가구 중 2,030만 가구
맞벌이·1인 가구 기준 완화
고액자산가 받는 형평성 논란
법인 택시 등 1인당 80만원
0.4조 삭감 캐시백은 9월부터 시행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추경안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논의하기 위해23일 여야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 윤호중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여야가 가구 소득 하위 80%에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에 대해서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면서 국민의 88%가 1인당 25만 원의 지원금을 받게 됐다. 연봉 기준 1인 가구는 5,000만 원, 4인 맞벌이 가족은 1억 2,436만 원 이하면 대상이 된다. 하지만 가구원 수와 맞벌이냐에 따라 난수표 같은 기준이 적용됐고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계층인 나머지 12%에 대한 ‘갈라치기’를 놓고 비판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소상공인 대상의 ‘희망회복자금’은 최대 900만 원인 정부안에서 최대 2,000만 원으로 높이기로 했으나 대상자가 많지 않고 유흥 업소가 주로 수혜를 입게 돼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여야는 이 같은 내용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합의했다. 자영업자 지원 규모와 대상자를 확대하고 국민지원금을 받는 인원도 늘리면서 정부안(33조 원)보다 1조 9,000억 원 증액된 34조 9,000억 원 규모가 됐다. 증액은 2조 6,000억 원, 감액은 7,000억 원이다. 국채 상환 2조 원은 계획대로 한다. 31조 5,000억 원의 추가 세수를 토대로 추경을 편성했는데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본예산 지출 구조 조정까지 하게 됐다.


최대 쟁점이었던 지원금 대상자는 180만 가구가 추가돼 전체 2,320만 가구 중 290만 가구를 제외한 2,030만 가구가 지원금을 받게 됐다. 전 국민 보편 지급을 주장했던 여당과 이에 맞섰던 정부와 야당 사이에서 어정쩡한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1인 가구는 연봉 5,000만 원 이상자를 제외하고 맞벌이 가구는 기준을 높였다. 정부 관계자는 “형평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대로라면 연봉 4,000만 원이 넘는 1인 가구는 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다. 맞벌이 가구의 경우 4인 가구라면 5인 건강보험료 기준에 맞추는 식으로 본래 인원보다 한 명 더 늘려서 기준을 적용한다.


소득 하위 80%는 기준중위소득 180% 이하와 유사하다. 중위소득 180% 금액은 직장 가입자의 경우 2인 가구 19만 1,093원, 3인 가구 24만 6,992원, 4인 가구 30만 8,297원 이하로 건보료를 낼 경우 해당된다. 맹성규 민주당 예결위 간사는 “1인 가구 기준으로는 5,000만 원, 맞벌이는 2인이 8,600만 원, 4인 가족 맞벌이는 1억 2,436만 원 정도가 기준이 됐다”며 “4인 외벌이는 1억 500만 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너무 복잡해질 것 같아서 (선별 기준은) 소득으로만 (반영) 할 것”이라고 밝혀 고액 자산가도 혜택을 본다는 논란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마련한 컷오프 기준을 적용해 재산세 과세표준 합산액 9억 원(공시가격 15억 원) 이상이거나 금융 소득 2,000만 원 이상이면 배제하려고 했다.


아울러 구조적으로 직장인인 직장 가입자와 자영업자인 지역 가입자 사이의 적용 방식에 차이가 있고 지역 가입자는 2019년 기준이어서 일부 제외자들은 이의 제기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상공인의 경우 65만 개 업체를 추가 지원하고 1조 4,000억 원 증액하기로 했다. 방역 조치 강화에 따른 피해 지원 개념인 희망회복자금은 3조 3,000억 원에서 4조 3,000억 원으로, 손실보상 재원은 6,000억 원에서 1조 원으로 확대됐다.


희망회복자금의 최대 한도는 2,000만 원이다. 기존 24개 구간에서 6개가 추가돼 30개 구간으로 합의됐다. 매출 감소 60% 이상 및 10~20% 구간을 신설해 55만 개 업체를 새로 지원한다. 단 정부는 규모가 크고 집합 금지를 당해 최대 금액을 받는 업종이 대부분 수도권 유흥 주점, 감성포차여서 곤혹스러워하는 측면도 있다.


또 여야는 대중 운수 종사자에게 1인당 80만 원의 지원금을 주기로 했다. 법인 택시 기사 약 8만 명, 전세버스 기사 약 3만 5,000명, 마을·시외·고속버스 기사 5만 7,000명 등 총 17만 2,000여 명이 대상이다. 선택은 가능하되 1인당 25만 원의 지원금과 중복으로 받을 수는 없다.


소비 촉진을 위해 카드 사용액 10%에 대해 최대 30만 원(월 10만 원)을 돌려주는 캐시백의 경우 1조 1,000억 원에서 4,000억 원이 삭감돼 7,000억 원으로 운용하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8월부터 시행하려던 계획을 9월로 늦출 방침이다. 4분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소비 진작책으로 보고 있다. 예산이 줄어든 만큼 빨리 소진되면 사업은 조기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정부는 24일 임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다음 달 중순 지급을 목표로 본격적인 집행 준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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