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이 사면초가로 내몰리고 있다. 알리바바(3조 원)보다 많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 부과 가능성에 심지어 뉴욕증시에서 한 달도 안 돼 철수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왔다.
23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디디추싱에 대한 중국 당국의 제재는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에 대한 제재보다 고강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일부 서비스를 중단시키는 것은 물론 ‘자발적’ 상장 취소까지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이 자신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 상장을 밀어붙인 것을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여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일 디디추싱의 주가는 11% 폭락한 10.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미 공모가인 14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중국 시장감독총국은 지난 4월 반독점 혐의로 알리바바에 대해 182억 위안(약 3조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는 중국 반독점법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었다. 지난해 10월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중국 금융 시스템을 전당포 영업에 빗대 비판한 것이 괘씸죄에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디디추싱의 혐의는 중국에서 반독점보다 더 중요한 국가 안보 침해다. 중국 내 교통 데이터를 해외에 넘겼다는 것이다. 당국은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 이틀 만인 이달 2일 보안 조사를 발표하고 신규 회원 모집을 금지시켰다. 16일에는 국가안전부까지 동원해 본사에 대한 보안 조사도 벌였다. 디디추싱 압박의 전개 양상이 알리바바보다 한층 심각해 벌금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점입가경은 증시 상장 한 달도 안 돼 상장폐지 이야기가 나오는 점이다. 미국 상원에서 8일 미국 투자자를 호도한 데 대해 디디추싱의 상장 과정을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나온 상태다. 디디추싱은 이번 뉴욕증시에서 44억 달러의 자금을 모았다. 베이징 소재 컨설팅사인 플레넘의 펑추청 애널리스트는 “현재 중국 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데이터 및 사이버 보안”이라며 “기업 단위의 이익은 이에 희생돼야 한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실 뉴욕증시에서 상장폐지 가능성이 나온 기업은 디디추싱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6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가 뉴욕증시에서 철수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단 회사 측이 부인했지만 최근 디디추싱 사태 속에서 개연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웨이보가 비상장사로 전환하기 위해 평균 주가에 100% 정도의 프리미엄을 얹어 기존 주식을 매수할 가능성도 언급되는 상황이다. 디디추싱도 이런 기업의 전철을 밟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