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NOW]하늘만이 아는 올림픽 성패?

초속 20m 강풍 예고, 양궁 남녀 개인전 어쩌나
IOC “지진은 몰라도 태풍은 대비 가능, 아직은 괜찮아”
코로나 한가운데서 태풍 예보까지

25일 도쿄 올림픽 요트 종목에 참가한 선수들이 에노시마 요트 하버에서 물살을 가르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악명 높은 도쿄의 더위에 혀를 내두르던 올림픽 참가 선수들은 3일 차인 25일에는 이 정도면 견딜 만하다는 표정이었다. 낮 최고 기온이 32도를 넘지 않았고 간간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줬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입장에서는 여간 걱정스러운 바람이 아니다. 26일부터 태풍 영향권에 든다는 예보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속 첫 올림픽인 도쿄 올림픽에 태풍이라는 만만찮은 장애물까지 겹쳤다. 8호 태풍 ‘네파탁’은 대회 조직위원회 기원과 달리 계속 일본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오전 도쿄 동남쪽 해상을 지나 내륙을 관통한 뒤 28일 오전께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되는 최대 풍속은 초속 20m에 이르며 호우 경보 가능성도 있다. 이날 열릴 예정인 비치 발리볼, 요트, 트라이애슬론 등 야외 경기는 피해가 불가피해 보인다.


태풍이 반가운 종목은 딱 하나, 서핑이다. 경기장인 쓰리가사키 해변의 파도가 그동안 너무 잔잔했기 때문이다. 호주 선수 오웬 라이트는 “드디어 ‘큰 놈’이 온다”고 기대했다.


그날 양궁 남녀 개인전도 있다. 64강, 32강전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린다. 우리 대표팀은 바람에 대비한 훈련을 계속 해오기는 했지만, 태풍이라면 큰 변수가 될 수도 있다.


2019년 10월 국제 대회인 럭비 월드컵 때도 태풍을 만나 몇몇 경기를 취소한 아픈 기억이 있는 일본은 태풍으로 인한 올림픽 파행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호주 매체 등 외신을 통해 ‘똥물’이라는 비난을 받은 오다이바 해상공원은 더 신경 쓰인다. 태풍 영향에 오수 유입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선수들은 대장균과 함께 헤엄쳐야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조정 경기 일정만 앞당기는 등 느긋한 자세다. “지진은 몰라도 태풍은 충분히 대비 가능하다”는 것이다. “첨단 예보 시스템으로 시시각각 면밀히 체크 중”이라며 “아직은 큰 일정 변화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번 올림픽은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한가운데서 대회를 강행할 때부터 ‘성패는 하늘만이 안다’는 말이 돌았다. 태풍까지 다가오면서 더더욱 하늘만이 아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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