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역대 최고 주문 금액이 몰리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일반 공모주 청약이 26일부터 시작된다. 이번부터 중복 청약이 금지되면서 균등배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한정된 자금으로 1주라도 확보하려면 배분 물량이 많은 증권사에 베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27일까지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다. 카카오뱅크는 앞선 20~21일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기업공개(IPO) 사상 최고 금액인 2,585조 원 규모의 청약 주문이 몰리며 앞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기록했던 종전 최고치(2,417조 원)를 경신했다. 청약 경쟁률 역시 1,732.83 대 1로 코스피 역대 2위를 차지했다. 공모가의 경우 희망 밴드의 최상단인 3만 9,000원으로 결정됐다. 최소 청약 단위는 10주이기 때문에 청약을 위해서는 19만 5,000원의 증거금이 필요하다.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이 가능한 증권사는 총 4곳이다. 카카오뱅크 대표 주관사로 가장 많은 청약 배정 물량(881만 577주)을 보유한 KB증권의 경우 청약 전일인 25일까지 계좌를 보유한 고객에 한해 청약 자격을 부여한다. 현대차증권(62만 9,327주)을 통해 공모주를 청약하려는 이 역시 25일까지 비대면 계좌 개설을 완료해야 한다.
현재까지 증권 계좌를 개설하지 못한 투자자라면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를 이용하는 방법이 남아있다. 두 곳은 모두 모바일 등 온라인 방식으로 계좌를 튼 고객에 한해 청약 당일 계좌개설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597만 8,606주, 하나금융투자는 94만 3,990주의 배정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카카오뱅크 공모주 청약부터 달라진 점이 있다면 중복 청약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두 곳 이상의 증권사 또는 복수 계좌의 사용이 허용됐기 때문에 중복 청약 및 이중 청약 등이 가능했지만 이젠 청약을 진행하는 증권사들 중 한 곳을 택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유통 가능한 투자금이 많지 않아 균등 배정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공모 물량이 많은 증권사를 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일반 청약 물량은 균등배정 50%, 비례배정 50%로 나뉘는데, 균등배정의 경우 최소 청약수량(10주)을 청약한 투자자라면 모두 균등 물량을 골고루 나눠 갖는다. 이에 따라 균등배정 예상 물량이 가장 큰 주관사 KB증권에 베팅하는 것이 최소 1주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배정 주식 수 대비 청약 건수가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증권사를 고르는 전략도 택할 수 있다. 물량이 적지만 IPO 주관을 거의 하지 않은 데다 가입자수가 적을 것으로 추정되는 현대차증권도 선택지로 눈여겨볼 수 있다는 의미다.
투자금이 넉넉하다면 막판까지 경쟁율을 주시해야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균등배정을 노리면 물량이 많은 KB증권이 아무래도 유리하다"며 "다만 비례배정을 노리는 자금력이 있는 투자자들은 막판까지 경쟁률을 보며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다음달 6일 상장을 예정중인 카카오뱅크가 과연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에 형성된 후 상한가)'을 기록할 수 있을지 여부다. 앞서 SKIET, 하이브 등 올해 IPO 대어로 불렸던 기업들이 연달아 ‘따상’에 실패하며 투자자들을 실망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 역시 상장 당일 따상으로 마감하기는 어렵다는 쪽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따상을 기록할 경우 시가총액이 30조 원을 넘어 국내 최대 금융지주인 KB금융의 시가총액(약 23조원)을 훌쩍 넘어서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은 높지만 단기적인 이익 등이 주요 금융지주보다 우월하다고 보긴 어렵다”며 “상장 당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니 고점에 매수하는 전략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