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 코로나 대책 요구한 재소자들에 총격"

/AP연합뉴스

미얀마의 교도소에서 코로나19 대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재소자들에게 군경이 총격을 가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 총격으로 2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EFE 통신 등에 따르면 현지 매체 DVB는 군경이 양곤 외곽 인세인 교도소에서 시위를 하던 재소자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총기를 발사, 여성 재소자 5명을 포함해 최소 20명이 사망했다고 쿠데타 군부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는 군인들이 일부 교도소 직원도 체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23일 인세인 교도소의 재소자들은 반군부 구호를 외치는 등 시위를 벌였다. 이 교도소는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문민정부 인사들 및 반군부 인사들이 대거 체포돼 수감 중인 곳이다. 교도소 인근 주민이 올린 동영상에 따르면 재소자들은 "독재를 끝내자! 혁명을 시작하자!"고 외쳤다.


이날 시위는 여성 수감 구역에서 먼저 시작됐으며 일부 교도소 직원들도 동참했다고 미얀마 상황을 전하는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가 전했다. AAPP는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수감자들에게 제대로 된 의료 지원이 제공되지 않는데다 교도소 직원들도 보호를 받지 못하면서 시위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8일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은 미얀마 전역의 교도소에서 3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쿠데타 이후 수감된 거물급 정치범 중에서도 코로나 감염에 의한 사망자가 나온 상태다. 지난 20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측근인 냔 윈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중앙집행위원은 교도소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미얀마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4,998명의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추가되면서 누적 확진자는 26만9,525명으로 증가했다. 누적 사망자도 7,111명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 확진자 및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병상 및 의료진 부족으로 병원 입원이 사실상 불가능해 집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가 대다수인데다, 이 과정에서 사망하는 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군사정권에 맞서는 국민통합정부의 조 웨 소 보건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각종 자료를 취합하면 현재 미얀마 전역에서 하루 1,000명 이상이 코로나19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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