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회운동 선구자 모악산에 잠들다…26일 금산사서 월주스님 영결식

26일 전북 김제 금산사 처영문화기념관에서 월주스님 영결식이 봉행됐다. 이날 코로나19로 실내 입장인원이 제한돼 일반 조문객들은 앞마당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으로 영결식을 지켜봤다. /최성욱기자

"80여 년 인생과 60여 년 수행자의 길에서 느낀 것은 함께 같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월주스님 회고록 토끼불 거북털 중)


한국 불교의 큰스승 태공당 월주 대종사의 영결식이 26일 전북 김제시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 처영문화기념관에서 봉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무더운 날씨에도 사부대중 1,000여 명이 참석해 스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처영문화기념관 내부는 주요 내빈 100명으로 입장이 제한됐고, 나머지 조문객들은 분향소 앞마당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을 통해 영결식을 지켜봤다.


장의위원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영결사에서 "오늘 저는 저의 은사이자 한국불교의 큰 스승이신 태공당 월주 대종사를 적요의 세계로 보내드려야 한다"며 "50여 성상을 넘게 보아온 모악산의 산자락은 오늘 왜 이리도 처연하고 적말할 뿐입니까. 출가사문으로 생사와 별리의 경계는 마땅히 넘어서야 하겠지만 스승을 보내드려야 하는 이 비통한 마음 가눌 길이 없다"고 추모했다.


영결식은 월주스님의 법상좌인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의 사회로 조계종 진제 법원 대종사의 법어, 원로회의 의장 수봉 세민 대종사의 추도사, 중앙종회 의장 정문스님의 조사,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의 조사, 5·18 단체의 추모의 글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현장에는 불교계 큰스님들과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조문에 이어 이날 조전을 통해 월주스님의 입적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야권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여권 대선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대선 주자들의 조문 발길도 이어졌다.



만장을 앞세운 장례행렬이 다비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최성욱기자

월주스님의 영정사진을 선두로 장례행렬이 다비장 연화대로 들어오고 있다./최성욱기자

영결식이 끝난 뒤 월주스님의 법구는 만장을 앞세운 장례행렬과 함께 경내를 한 바퀴 돈 뒤 다비장인 연화대로 옮겨졌다. 법구가 안치된 화장장에는 불이 붙어졌고, 이를 지켜본 참석자들은 일제히 합장하며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26일 전북 김제 금산사 다비장 연화대에서 월주스님 다비식이 거행됐다./연합뉴스

월주스님은 지난 22일 입적했다. 법랍 67세, 세수 87세. 1935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스님은 정읍농고 2학년에 재학 중인 1954년 법주사에서 금오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금산사, 개운사, 영화사 주지를 지냈고, 조계종 제17대, 제28대 총무원장을 역임했다. 사회 운동에 앞장서온 스님은 시민운동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표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지원 시설인 나눔의집을 설립해 이사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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