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대표팀이 2개 대회 연속 전 종목 석권에 도전하는 가운데 '태풍 변수'가 나타났다.
26일 대회 조직위원회 양궁 미디어 담당자에 따르면 일본 수도권으로 접근하는 8호 태풍으로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남녀 개인전 일정이 변경됐다. 64강전부터 시작하는 남녀 개인전 첫 경기 시작 시간이 27일 이른 오전에서 정오로 바뀌었다.
오는 30일 여자 개인전 16강전~결승전과 31일 남자 개인전 16강전~결승전 경기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 즉, 예선 경기가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대표팀 남녀 궁사 중 27일 오전에 개인전 첫 경기를 치르는 선수는 없기 때문에 일정 변경은 대표팀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문제는 태풍이 불러올 강풍이다. 전날까지 초속 0.8m 수준이던 바람이 남자 단체전이 치러지는 26일 오전에는 초속 2m 수준으로 강해졌다. 태풍이 가까워질수록 바람은 더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8호 태풍은 수도권 북부와 도호쿠 지역으로 접근해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다. NHK는 태풍의 중심과 북쪽 지역에 강한 비가 내려 국지적으로 시간당 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표팀은 오히려 악조건 속에서 태극궁사들과 타국 궁사들 사이의 격차가 더 크게 드러날 것이라며 은근히 반기는 분위기다. 박채순 총감독은 "국제대회가 기상환경 탓에 일정이 바뀌는 경우는 많지만, 국내대회는 태풍이 와도 늘 일정 변경 없이 치러왔다"면서 "우리는 이런 환경에 익숙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