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술족 입맛 사로잡자"…유통가 酒에 공 들인다

세븐일레븐 '쥬시후레쉬맥주'
원액 배합비율 조정해 맛 향상
CU는 온·오프 와인 MD 각각
유통 넘어 제조·마케팅 매진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고객이 수제맥주를 고르고 있다, /사진제공=세븐일레븐

유통업계가 '홈술족'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출시 후에도 배합비율을 조정하며 맛을 끌어올리고, 온·오프라인 채널별로 상품기획자(MD)를 따로 배치하는 등 유통을 넘어 제조와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4월 말 콜라보 수제맥주인 '쥬시후레쉬맥주'의 원액 배합비율을 출시 한 달 만에 조정했다.


국민 껌으로 불리는 쥬시후레쉬 껌의 패키지를 그대로 반영한 것은 물론, 껌 원액을 담아 MZ세대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지만, 껌 향이 다소 강하다는 반응이 나오자 즉각 배합 비율 조정에 나섰다. 이를 통해 러거 맥주 본연의 맛과 과일 향의 조화를 최적화시키자 소비자들의 수요가 더욱 급증하면서 지난달 매출은 전월 대비 70.7%나 뛰어올랐다. 한 달 평균 50만 개 이상이 팔려나가며 세븐일레븐 수제맥주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편의점 CU는 최근 출시한 '백양BYC 비엔나 라거'를 선보이기 앞서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 소속인 윤정훈 브루어마스터와 수 개월의 연구를 거쳤다. 윤 마스터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국제 맥주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 중인 수제맥주 권위자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미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맛을 즐길 수 있는 수제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콜라보 대상을 찾는 것 못지 않게 맛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제맥주뿐만 아니라 홈술족 증가로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와인 역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CU는 지난해 8월부터 온·오프라인 채널별로 와인 MD를 각각 나눠서 운영하고 있다. 주류에서 절대적인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소주, 맥주도 담당 MD가 한 명인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편성이다. CU 관계자는 "오프라인은 중저가 대중적인 와인의 인기가 높고, 온라인은 한정판과 고가 와인 수요가 높다"며 "채널별로 소비자 수요가 다른 만큼 이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MD를 각각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은 와인을 즐기는 고객의 취향이 다양해지자 최근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출신의 경민석 소믈리에를 영입했다. 내달 문을 여는 동탄점에는 전문 소믈리가 시즌별로 직접 선정한 와인들을 시음한 후 구매하라 수 있는 '언택트 존'도 구성할 예정이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술에 공들이는 것은 코로나19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매출 증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CU의 연도별 주류 매출 신장률은 2018년 9.9%에서 2019년 12.3%, 2020년 17.8%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 기준 66.2%로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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