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림이 유도 남자 73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도쿄=권욱 기자
유도 대표팀의 재일교포 3세 안창림(27·KH그룹 필룩스)이 일본 유도의 성지인 무도관에 태극기를 게양했다.
안창림은 26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유도 남자 73㎏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루스탐 오루조프(아제르바이잔)에 절반승을 거뒀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도 종료 7초를 남기고 극적인 업어치기를 따냈다.
1라운드부터 16강, 8강, 준결승에서 모두 연장전(골든스코어)을 벌인 안창림은 준결승 상대 라샤 샤브다투시빌리(조지아)에 통한의 반칙패를 당해 동메달 결정전을 치렀다.
값진 동메달이었다. 안창림은 쓰쿠바대학교 2학년이었던 2013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일본 유도의 기대주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일본 유도연맹의 귀화 요청에도 한국 국적을 유지한 그는 2014년 한국으로 건너와 태극마크를 달았다.
안창림은 경기 후 “금메달을 못 따서 납득이 가지 않지만, 후회는 없다”고 소감을 밝히고 “대한민국 국적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생명을 걸고 지키신 것이다. 한국 국적을 유지한 걸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재일동포는 일본과 한국에서 모두 차별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 재일동포에 관한 인식을 좋게 변화시키고 싶었다. 내 모습을 보고 (재일동포) 어린이들이 큰 힘을 얻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