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감을 반기고 있다. 다만 그 이유를 두고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영국은 26일(현지시간) 신규 확진자가 2만4,950명으로 6일 연속 감소했다. 17일엔 하루 5만5,000명에 육박했지만 금세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BBC방송은 “얼마 전만 해도 방역 규제를 풀면 하루에 10만명 혹은 20만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던 것과는 상반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집단 면역보다는 행동 변화를 배경으로 분석하고 있다. 크리스틀 도널리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대 교수는 "집단 면역이 그렇게 빠른 전환을 끌어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BBC도 성인 2차 백신 접종률이 70%에 달하고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이 많아서 면역 수준이 높지만 아직 집단 면역엔 이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집단 면역으로 확진자가 감소하는 것이라면 확진자 증가세가 서서히 둔화하다가 점차 감소하는 양상이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확진자가 급증하다가 급감하고 있다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BBC는 면역에 더해 행동 변화가 확진자 급감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애덤 쿠차스키 교수는 “두 가지 큰 요인이 있는데 이는 학교 방학과 코로나19 경각심 확대”라며 "여기에 더위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19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등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팬데믹이라고 경고하는 뉴스가 계속 나오는 만큼 사람들이 조심한다는 얘기다.
정부에 코로나19 관련 과학적 모델링 결과를 제시하는 SPI-M(Scientific Pandemic Influenza Group on Modelling) 소속의 크리스토퍼 쥬얼 랭카스터대 교수도 확진자 급감에 다소 당황스럽다면서도 학교 방학과 접촉 패턴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가 끝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확진자 급감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도널리 교수는 "현실 확인이 필요하다"며 "과잉해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반영될 규제 완화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최근 상황을 토대로 낙관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정부에 코로나19 대응을 조언하는 비상사태 과학자문그룹(Sage) 멤버인 닐 퍼거슨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대 교수는 10월께면 팬데믹이 상당 부분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더 타임스가 전했다. 퍼거슨 교수는 BBC 라디오4에서 "백신 효과가 입원과 사망 위험을 크게 줄였다. 코로나로 죽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긴 하겠지만 9월 말이나 10월이면 우리가 팬데믹을 상당 부분 잊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 해제 효과를 예측하긴 너무 이르고 계속 조심은 해야겠지만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위협을 근본적으로 바꿔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