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앞세운 도쿄올림픽, '새 도시락' 매일 수천개 버렸다

일본 매체 JNN 보도

/일본 TBS 뉴스 캡처

‘친환경’을 강조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매일 수천개의 도시락이 그대로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뉴스 네트워크(JNN)는 지난 27일 국립경기장에서 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마련된 도시락이 매일 수천개씩 버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JNN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한밤중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준비한 주먹밥, 빵 등을 실은 트럭이 국립경기장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이렇게 도착한 음식들은 도시락 용기에서 그대로 꺼내 폐기됐다.


경기장 내부에서 촬영된 영상에서는 누군가가 도시락 내용물을 쓰레기통에 통째로 쏟아부었다. 또 이미 빵으로 가득찬 통에 다른 빵을 버리기도 했다. 손도 대지 않은 듯한 빵도 그대로 폐기됐다.


이 같은 도시락 대량 폐기 사태가 발생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면서 자원봉사자 수가 예상보다 줄어든 탓이라고 JNN은 전했다. 당초 계획은 변경됐으나 자원봉사자 수와 도시락 제공갯수는 제대로 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광경을 목격한 A 씨는 “먹는 사람의 수에 알맞지 않은 음식이 매일 도착한다”며 “(도시락이) 폐기되고 있어 정말 괴롭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로 수입이 줄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도시락을 버릴게 아니라 생계가 곤란한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등 대안을 마련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 사무국은 도시락 대량 폐기 사실을 인정했다. 사무국 관계자는 “도시락 폐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적절한 수량을 주문하고 납품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쿄올림픽은 ‘지구와 사람을 위해’라는 슬로건으로 1964년 올림픽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며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선수촌엔 골판지 침대를 제공하고 메달도 폐가전으로 만들었다. 음식재료 준비에 있어서도 조직위는 “유엔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에 기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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