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자유형 100m에서 아시아신기록을 세우고 올림픽 결승에 진출한 황선우(18·서울체고)는 자신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기록이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황선우는 28일 오전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경영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56의 아시아신기록을 세우고 1조 3위, 전체 16명 중 4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진출했다. 황선우의 기록은 닝쩌타오(중국)가 지난 2014년 10월 자국 대회에서 작성한 종전 아시아기록(47초65)을 약 7년 만에 0.09초 단축한 것이다. 황선우는 전날 오후 열린 예선 경기에서 47초97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전체 6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는데, 하루 뒤인 이날 아시아 기록까지 경신했다. 황선우의 이날 기록은 세계주니어신기록이기도 하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10월 러시아의 안드레이 미나코프가 수립한 47초 57이다.
준결승 후 황선우는 “진짜 예상하지 못한 기록이 나와서 너무 만족한다”며 “이 정도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아시아 신기록이기도 해서 정말 기분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날 오전 자유형 200m 결승전을 치르고,오후에는 자유형 100m 예선과 단체전인 계영 800m 예선에도 출전하는 등 총 3경기에 나섰다. 이어 이날 오전 첫 경기로 자유형 100m 준결승을 뛴 것이다. 그는 “지금 정말 너무 힘든데, 제 안에서 초인적인 힘이 나오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날 3번 레인에서 물살을 가른 황선우의 바로 옆 4번 레인에는 세계적 스타인 케일럽 드레슬(미국)이 자리했다. 황선우는 드레슬 옆에서 경기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그는 “정말 같이 뛰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며 “또 이렇게 좋은 기록이 나와서 결승에 올라갈 수 있게 됐으니 결승에서도 열심히 해 봐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구체적인 레이스 전략을 묻자 황선우는 “자유형 100m의 경우 결승에도 오르기 힘든 종목이어서 작전 같은 건 없고 그냥 ‘온 힘을 다 뽑자’ 했다”고 답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오른 것은 1956년 멜버른 대회 때 일본의 다니 아쓰시(7위) 이후 무려 65년 만이다. 이 말을 들은 황선우는 “엄청 오래됐네요”라며 밝게 웃기도 했다. 전날 경기가 많은 탓에 힘이 들어 잠을 제대로 못 잤다는 그는 “새벽 2시 정도에 자서 내심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기록이 잘 나와 다행”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오늘은 컨디션 관리 잘해서 내일 오전 하는 결승전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메달에 관한 질문을 던지자 황선우는 “전 결승 온 걸로 일단 만족해요”라며 다시 한 번 웃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