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 올 처음 꺾여…'집값 상승' 전망은 확산

코로나 4차 대유행 진입하자
이달 소비자심리지수 올 첫 7P↓
정부 '집값 고점' 경고 나섰지만
주택값전망지수는 5개월래 최고
한은 금리인상엔 별 영향 없을듯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1,784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며 또다시 일일 신규 확진 최다 기록을 넘어선 21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역광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성남=오승현 기자 2021.07.21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올 들어 줄곧 상승세를 보였던 소비 심리가 처음으로 꺾였다. 소비 심리가 후퇴하고, 정부가 잇따라 ‘집값 고점’을 경고했지만 향후 1년 뒤 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더욱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가계 부채 증가세를 부추길 경우 금융 불균형 상황은 한층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2로 한 달 전보다 7.1포인트 떨어졌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중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는데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19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수도권 거리 두기 단계가 상향된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CCSI는 지난해 12월(91.2)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크게 웃돌 정도로 회복됐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신규 확진자 수가 크게 늘고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상향되자 체감경기가 큰 폭으로 후퇴했다. 특히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이 각각 82와 92로 전월 대비 12포인트, 17포인트씩 하락했다.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가 위축되면서 취업기회전망도 87로 16포인트나 떨어졌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하면서 6개월 뒤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보는 금리수준전망은 126으로 2포인트 올랐다. 2018년 12월(13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2.3%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올랐고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은 2.3%로 전월과 같았다.


특히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9로 2월(129)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집값 전망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수는 100보다 높으면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답변한 응답자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사람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부터 ‘집값 고점론’을 펴며 연일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오히려 국민들은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셈이다.


코로나19 4차 유행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최대를 잇따라 경신할 만큼 많지만 소비 심리 위축 정도는 과거 확산 때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CSI 하락 폭은 7.9포인트를 기록했는데 1차 유행(2020년 2~4월) 때는 31.5포인트나 떨어졌고 2차(2020년 9월)나 3차(2020년 12월) 확산 당시에도 8.3포인트, 7.8포인트씩 하락한 바 있다.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까지 나왔지만 CCSI가 100을 웃도는 만큼 아직은 낙관적이라고 볼 수 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백신 접종률이 높지는 않지만 접종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소비 심리 위축이 1차 확산보다 덜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7%로 당초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인데다 소비 심리도 우려보다 크게 위축되지는 않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계획이 당장은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4차 확산 영향이 크지 않을 경우 오는 10월부터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성장 경로라면 한은 금통위가 취하고 있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태도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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