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잔여백신 매크로 예약 못 막는다…네이버·카카오와 대책 강구"

새로운 매크로 계속 만들어질 가능성
네이버-카카오와 차단방안 지속 협의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 의료기관의 잔여 백신이 없음을 보여주는 휴대전화 화면. /연합뉴스

국내에서 매크로(자동반복) 프로그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잔여백신'을 편법 예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당국이 업계와 협력해 매크로 사용을 막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새로운 매크로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편법 예약에 동원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원천적인 매크로 사용 차단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정우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은 28일 코로나19 상황 온라인 백브리핑에서 "매크로 차단은 사전에 알려진 프로그램의 패턴을 분석해 이를 막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그래서 새로운 매크로 형태가 나타나면 기존에 차단한 방식으로는 원천적으로 무력화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이렇게 사후에 찾아내는 방식으로는 (매크로 사용을 막는 데) 한계가 있기에 네이버나 카카오를 통해서 차단하는 방법을 지속해서 협의하고 있고, 오늘도 긴급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다. 매크로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이나 PC에 개별적으로 설치해 작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다만 네이버나 카카오에서 매크로를 통해 수행하기 어려운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면, 매크로로 사용을 우회적으로나마 차단하는 방법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공정성 측면에서 매크로를 사용한 예약 시도를 할 수 없게 만드는 방안을 최대한 찾아보자는 의미에서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접종 예약자가 정해진 일시에 나오지 않아 폐기되는 백신을 최소화하고 남는 백신을 일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 5월 말 네이버와 카카오를 통해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를 시작했다. 연일 신청자가 몰리면서 사실상 이 앱을 통한 접종 예약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매크로를 이용해 잔여백신 예약에 성공해 접종을 받았다는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질병청은 지난달에도 관련 지적에 '신속히 대책을 마련해 조치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까지도 매크로를 통한 잔여백신 예약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백브리핑에서는 최근 반복된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시스템의 접속 장애를 해결하기 위해 질병청이 조달청의 나라장터를 통해 발주한 예방접종 전산장비 임차가 유찰된 경위와 다음 달로 예정된 18∼49세 접종 사전예약 시작 이전에 서버 확충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정 팀장은 이에 "단일 응찰(입찰한 업체가 1곳뿐)이어서 유찰이 된 사례이며, 지침에 따라 이 업체와 수의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며 "업체와 협의한 결과 (40대 이하) 사전예약 전에는 서버 보강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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