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미국의 시인이자 미혼모인 저자가 유방암 진단을 받은 후 자신의 투병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세상은 질병에서 살아남은 이들에게 역경을 극복하고 행복을 쟁취했다는 승리의 서사를 요구하지만 저자는 이에 강력히 저항한다. 책을 통한 그의 고백은 암 환자로서 겪는 통증과 상실감, 외로움, 미래에 대한 두려움 뿐만 아니라, 고통마저 상품화되는 미국 자본주의와 차별에 대한 비판, 유방암으로 죽은 여성들에 대한 애도, 연대에 대한 소망으로 뒤얽혀 있다. ‘질병과 미국 자본주의의 암 돌봄이 얼마나 잔인한지 보여주는 품위 있고 잊지 못할 서사’라는 평과 함께 2020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한 책이다. 1만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