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도체·미래차·바이오에 내년 5조 이상 지원한다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
"美·EU·日 등 산업육성정책에 대응"
국가전략기술 R&D 등 세제 지원
하반기 투자분부터 조기 적용키로
2025년 반도체 초순수 기술 국산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 제공=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 반도체·미래차·바이오헬스 등 ‘빅3’ 산업에 5조 원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 26일 세법 개정안에서 발표한 3대 국가 전략 기술 세제 지원은 하반기 투자분부터 조기 적용한다.


홍 부총리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위기와 함께 글로벌 경제의 공급망 재구축, 디지털 및 그린 전환 가속화, 미래 산업 선도 경쟁 등에 대응해 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이 강력한 산업 육성책을 구체화해 추진 중”이라며 “정부는 각국이 중점을 두는 전략 품목의 교집합인 ‘빅3 산업’의 핵심 기술 확보, 설비 투자 지원, 생산·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2월 반도체·배터리·의약품·희토류 등 4대 품목 공급망 검토 명령을 발표했고 EU는 반도체·배터리 등 6대 전략 신산업 전략을, 일본은 반도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각국의 전략 품목은 우리나라가 육성 중인 반도체·미래차·바이오헬스 등 ‘빅3 산업’과 겹친다. 이들 산업의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하반기 34.1%, 올 상반기 30.4%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홍 부총리는 “빅3 산업과 관련한 여러 형태의 재정 지원을 올해 4조 2,000억 원에서 내년 5조 원 이상으로 반영해 적극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배터리·백신 등 3대 국가 전략 기술 연구개발(R&D) 및 시설 투자에 세제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세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더라도 신속한 투자를 유도하는 차원에서 하반기 투자분부터 조기 적용할 것”이라며 “국가핵심전략산업특별법 제정이 정기국회에서 입법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무공해차 충전 인프라와 반도체 초순수 생산 국산화, 인공 혈액 개발, 빅3 분야 스타트업 지원 방안도 논의됐다. 홍 부총리는 “오는 2025년까지 급속 충전기는 고속도로 휴게소 등을 중심으로 1만 2,000개소 이상, 완속 충전기는 도보 5분 거리 생활권 중심으로 50만기 이상, 상용차 충전소는 버스·택시 차고지 중심으로 2,300개 이상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며 “수소 충전소는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연계 등을 통해 하반기 70기 이상을 추가 구축해 연말까지 180기를 차질 없이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주로 외국 기술·부품에 의존 중인 반도체 초순수(ultra pure water) 생산 기술을 국산화하고 안정적 공업용수 확보를 위해 반도체 폐수 재활용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2025년까지 초순수 설계 100%, 시공 60% 국산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파운드리 등 협력 업체에서 사용하는 범용성 기술은 정부 주도 폐수 재활용 R&D를 추진해 반도체 폐수 재이용률을 70%까지 높이기로 했다.


헌혈에 의존한 현행 혈액 공급 체계는 코로나19와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수급 불균형 우려가 나오는 만큼 인공 혈액 기술 개발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국립줄기세포재생센터,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 등 이미 구축된 인프라와 연계해 집중 연구하고 임상 가능한 인공 혈액 생산을 추진할 것”이라며 “인공 혈액 제조·생산 기술을 확보해 2030년대 중반에는 수혈 가능한 인공 혈액 실용화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빅3 분야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개방형 혁신 생태계도 구축해나간다. 홍 부총리는 “연말까지 미래차·바이오 분야에서 13개 과제를 제시해 우수 기업을 발굴하고 시스템 반도체 분야 스타트업 협업 프로그램도 신설할 것”이라며 “‘대기업·스타트업 해결사 플랫폼’ 과제 1위 기업의 사업화를 지원하고 공동 사업화 추진 시 R&D 자금, 기술 보증 등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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