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인력 롯데온으로 통합...롯데百 강남점, 전층 MD 교체

■롯데온 인력 전환배치…유통사업 대수술 나선 신동빈
출범 1년 된 롯데온 실적 부진
최근 강남점 리뉴얼 TFT도 구성
신 회장 직접 나서 변화 주문


롯데쇼핑의 '롯데온' 독립은 롯데쇼핑이 직면한 e커머스 시장에 대한 위기감의 결과다. 안팎에서 불거지고 있는 롯데쇼핑의 우려에 운둔의 CEO(최고경영책임자)로 알려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쇼핑을 직접 챙기며 대수술을 예고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6월께 롯데백화점 강남점과 대구점을 각각 방문해 백화점의 MD와 동선 등을 꼼꼼히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지점은 인근에 있는 경쟁 백화점보다 매출이 상대적으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곳이다.


특히 롯데온의 인력 대수술은 필연적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롯데쇼핑은 올 들어 W컨셉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모두 포기하면서 인수·합병(M&A)로 e커머스 부문 몸집을 키울 기회를 잃었다. 유통가 안팎에서는 롯데쇼핑이 외부수혈로 e커머스를 키울 기회가 없어지면서 롯데온의 자생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방안으로 이번 대규모 조직개편을 들고 나왔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마트·슈퍼 등 각 계열사의 e커머스 담당 직원들을 대상으로 롯데온으로 이동 의사를 묻고 동의한 직원은 기존 계열사를 퇴사해서 롯데온으로 옮기는 절차를 하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 달 롯데온으로 인력을 전진배치하는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월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을 출범하면서 e커머스 사업을 본격화했지만 백화점, 마트, 슈퍼 등 각 부문별로 e커머스 담당 직원이 별도로 있어 주도권을 갖기 힘든 구조였다. 여기에 오프라인 유통 위주의 조직 문화는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e커머스 사업에 큰 장애물이 됐다. 특히 얼마 전까지 e커머스 부문 수장이 전무급이었다는 점도 힘을 받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에 롯데온은 지난 4월 e커머스 사업 부문 새 수장으로 이베이코리아 출신의 나영호 대표를 선임하면서 직급을 부사장급으로 격상했다. 하지만 대표 한 사람의 교체로 체질 개선을 바라기는 역부족이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든 사업부가 온라인을 자신들의 부서 업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서 역량이 집중되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대규모 투자 등 굵직한 사안을 추진하기는 더욱 어려웠다. 롯데온이 속한 롯데쇼핑과 지주사까지 설득해야 하는 구조라 실행력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실제 롯데쇼핑은 지난 4월 W컨셉 인수 포기 이후 지난 6월에는 e커머스 업계 인수합병(M&A) 대어였던 이베이코리아마저 놓쳤다.


그 사이 1주년을 맞은 롯데온은 더욱 상황이 악화되어 갔다. 롯데온의 1분기 매출은 2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9% 줄었고, 영업손실은 지난해 150억 원에서 올해 290억 원으로 오히려 커졌다.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은 5%로 네이버(17%),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11번가(6%) 등에 비해 뒤쳐져 있다.


이에 롯데온은 이달부터 파편화된 온라인 조직 인력을 롯데온에 집결하는 등 조직 일원화 작업에 나서기 시작했다. 현재 롯데쇼핑 내 백화점, 카트 슈퍼 등 다른 사업부에서 e커머스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들을 대상으로 사업부 변경 동의를 받는 등 조직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온 서비스 개시 초기에는 각 사업 부문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파견 형태로 조직을 운영하는게 안정성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1년이 지난 지금은 조직 융합과 디지털 전환 등 혁신 작업에 장애 요소가 된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한편 e커머스 업계에서는 롯데온의 전진배치가 경쟁사 신세계의 전철을 밟는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는 지난 2018년 말 온라인 쇼핑몰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해 SSG닷컴을 설립했다. 이후 백화점 부문의 신세계몰을 흡수합병하면서 출범 2년 여만에 자산 2조원 대 기업으로 올라섰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는 쿠팡, 마켓컬리 등 신흥강자들의 출현으로 e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SSG닷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역량을 몰아주는 전략을 취했다"며 “결국 롯데도 e커머스를 새로운 시장으로 인정하고 늦게나마 전략의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롯데쇼핑은 계열사 분리를 통한 온라인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경쟁력이 떨어진 오프라인 백화점도 전격 제품구성(MD) 리뉴얼에 나선다. 첫 시작은 롯데백화점 강남점으로 최근 이를 위해 TF를 꾸렸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주요점포 리뉴얼을 단행하며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 달에는 강남점 리뉴얼을 위해 별도 TF를 꾸렸다. 4 명으로 구성된 해당팀은 그간 낮은 경쟁력을 지적받아왔던 강남점을 새롭게 변화시키기 위한 방향 설정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 6월에는 본점 식품관 리뉴얼을 위해 TFT를 만들고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를 팀장으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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