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탐지 '스팅' 이용한 대장암 면역 치료법 개발

분당차병원 암센터 다학제팀
동물실험 결과 성장 41% 억제

분당차병원 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김찬(왼쪽부터)·전홍재·천재경 교수, 외과 김우람 교수 /사진 제공=분당차병원


국내 연구진이 암 세포를 탐지하는 센서 역할을 하는 단백질 ‘스팅(STimulator of INterferon Genes)’을 이용해 대장암 면역 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암센터 김찬·전홍재·천재경 혈액종양내과, 김우람 외과 교수팀은 실험을 통해 대장암 세포가 T세포(면역 세포) 중 암 공격력이 뛰어난 CD8 T세포를 무력화하고 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면역 억제 세포를 암 내부로 끌어들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면역 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스팅은 암 세포를 탐지해 면역 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준비시키는 센서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대장암이 전이된 생쥐에게 스팅 약물을 투여해 대장암 성장이 41% 억제되고, 암으로 인한 복수가 56% 감소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로 인해 생쥐의 생존 기간이 약 2배 늘어났다. 스팅 약물 효과는 빠른 시간 내에 나타나기 시작해 장기간 유지됐다.


스팅 약물을 단독으로 사용하면 다양한 내성 관련 면역 조절 유전자(PD-L1, COX2, IDO 등)가 유도되는 현상이 나타나 효과적으로 암 세포를 제거하지 못한다. 이에 연구팀은 내성에 관여하는 PD-1, COX2 등의 면역 조절 단백질이 동시에 차단될 수 있도록 PD-1 면역 관문 억제제와 COX2를 억제하는 소염제 셀레콕십을 병용하는 삼중 병합 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40%에서 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졌고 재발 없이 장기 생존했다. 특히 대장암이 완전히 사라진 경우 생체 내에 암에 저항하는 면역 메모리가 생겨 암세포를 다시 투여해도 완전하게 예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책임자인 김찬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매우 흔한 암이지만 면역 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3%에 불과했다”며 “면역 항암 치료를 기대하고 병원을 찾아온 대부분의 대장암 환자를 돌려보낼 수 밖에 없는 답답한 상황이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면역 항암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임상 시험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면역항암치료학회(SITC)의 공식 학술지인 종양 면역 치료 저널(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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