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상장 당일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이 사실상 1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주주와 기관투자가들의 확약만 놓고 보면 전체 상장 주식 가운데 약 22%가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하지만 넷마블·우정사업본부 등 기존 주주들의 물량을 고려한 결과다. 상장 당일 유통 물량은 공모가, 기업 성장 가능성과 함께 주요 주가 예측 기준으로 꼽히는데 카카오뱅크는 이런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상장 당일 유통 가능 주식 수는 1억 712만 2,710주로 분석된다. 확약을 제시한 기관들에 약 2,155만 주를 배정하면서 상장 당일 유통 가능 주식 수가 당초 증권신고서 공시 때보다 낮아졌다. 상장 주식 수는 4억 7,510만 237주인데 전체 주식 중 약 22.5%가 상장일에 유통될 수 있는 셈이다. 그동안 품절주로 평가된 SK바이오사이언스(11.63%), SK아이이테크놀로지(15.03%)보다는 높지만 하이브(19.79%), 카카오게임즈(20.51%)와 비슷한 수준이다.
IB 업계는 다만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확약하지 않은 기존 주주들 중에도 단기간 내에 주식을 팔지 않을 주주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보증기금·우정사업본부·이베이코리아·예스24 등이 카카오뱅크 주주로 알려졌는데 이들은 확약을 제시하지 않았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들 주주는 사실상 장기 투자자로 분류되는 만큼 사실상 확약 비율은 더 높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과 텐센트는 보유 주식 중 절반만 확약을 제시했다. 기존 주주 중 소액주주들의 물량만 거래된다고 가정하면 사실상 유통 가능 비율은 약 8.5%까지 떨어진다.
IB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들 주주는 카카오뱅크와 전략적 제휴 관계이거나 공공 기관으로 상장 직후 물량을 쏟아내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향후 일부 기업은 지분을 떨어내겠지만 추후 블록딜 등 충격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유통 물량이 예상보다 낮게 확정되면서 이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장 이후 카카오뱅크 주가 추이에 쏠리고 있다. 상장 당일 유통 물량은 공모가 및 청약 경쟁률, 기업 성장 가능성과 함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에 주가가 수렴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유통 물량 수급에 따라 주가가 좌우될 수 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다음 달 6일 코스피에 입성한다. 공모가는 3만 9,000원으로 상장 당일 최대 7만 8,000원의 시초가로 거래를 시작해 상한가를 기록하면 주가는 10만 1,000원까지 치솟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