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승 "개성공단 재개가 남북관계 풀 열쇠"

◆권칠승 중기부 장관
"코로나 지원책 엮어 관계 변화
진단키트 기술 등 전수도 가능"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호재기자

지난 27일 단절됐던 남북 직통 연락선이 13개월 만에 복원돼 경색됐던 남북관계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개성공단 재개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개성공단 재개와 코로나 관련 인도적 대북 지원이 남북 관계를 다시 복원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권 장관은 29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념에 몰리지 않고 남북 모두에 실익이 되는 분야부터 남북이 협력을 해야 한다”며 “섣부르게 낙관하기는 어렵지만 개성공단이나 코로나 관련 보건 정책이 남북 관계를 풀어내는 중요한 열쇠이자 단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은 지난 2016년 2월 폐쇄됐다. 특히 개성공단은 가성비 높은 노동력과 입지 때문에 중기가 대거 진출했던 곳이다. 폐쇄된 지 올해로 5년 째가 되면서 입주 기업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월 중기중앙회가 발표한 ‘개성공단 가동중단 5주년 입주기업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111곳 중 14%가 휴·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입주 기업의 76.6%는 2015년보다 2020년 매출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매출액 50억원 미만의 영세기업 매출은 76.1%가 급감했다. 이 때문에 입주 기업들은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 때마다 개성공단 재개에 희망을 가졌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최근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최저임금으로 인해 개성공단이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임금뿐만 아니라 물류, 노동자의 질 등, 문화적 유사성 등 모든 면에서 최적지”라며 “개성공단은 남북이 경제협력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고 중기에는 ‘굿 찬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단키트, PCR검사 장비 등 기술을 전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런 협력도 가능하다”며 “또 앞으로 백신 관련해서 도와줄 수 있는 형편이 되면 같이 할 수도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실제로 개성공단 재개는 북한이 경제와 코로나 백신 두 가지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묘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개성공단에 노동자를 보낼 경우 백신을 맞혀야 하고, 이는 곧 북한에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앞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개성공단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나라를 믿고 투자한 많은 분들께 고통을 안겨줘 죄송하다"며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바이든 정부를 잘 설득하고 북측과도 공감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르면 다음달 미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개성공단을 다시 가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개성공단은 지난 2005년 15개 기업이 입주했으며, 폐쇄되기 전인 2016년까지 124곳이 입주했다. 개성공단은 인건비 외에도 관세 특혜,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원산지 표기시 한국산 인정 등이 장점으로 꼽혔다. 또 공단 내 기업이 쓰는 원·부자재를 국내에서 충당하는 데 따른 내수 및 고용창출 효과도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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