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 정도면 일부러?" 야구 6회 '한국 4-2 패 경기종료' 자막에 네티즌 '분노'

MBC가 29일 오후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중계방송 중 6회 상대팀 이스라엘의 2점짜리 홈런이 나오자 '경기종료' 자막을 내보냈다./사진=MBC 방송 캡처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생중계에서 '부적절한 자막'을 사용하고 남자 축구경기 중계 과정에서 상대팀을 조롱하는 듯한 자막을 내보내면서 물의를 빚었던 MBC가 이번에는 한국 야구대표팀과 이스라엘의 경기를 중계하면서 잘못된 자막을 내보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29일 MBC는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의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도쿄올림픽 야구 B조 1차전 한국과 이스라엘의 경기를 중계했다.


MBC의 황당 자막 실수는 한국과 이스라엘이 6회 초 2-2로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나왔다. 타석에 들어선 이스라엘 라이언 라반웨이 선수가 한국 투수 최원준 선수를 상대로 2점짜리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밟는 순간 MBC는 하단에 '2020 도쿄올림픽 야구 B조 1차전 경기종료'라며 '이스라엘 4-2 대한민국'이라고 쓰인 안내 자막을 내보냈다.


이같은 MBC의 자막에 네티즌들은 황당하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한국프로야구(KBO) 리그와는 달리 올림픽 야구에는 '콜드게임' 규칙이 있어 9회 전에 경기가 끝날 수도 있지만 해당 경우는 5회 15점 차 이상, 7회 10점 차 이상인 경우에 적용되기 때문에 MBC의 자막 실수가 단순한 실수인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화관계망서비스(SNS)에는 MBC 자막이 캡처돼 올라왔고 네티즌들은 "이 정도면 일부러 그러는 것", "누구맘대로 경기를 끝내나", "한두 번도 아니고 자꾸 왜 이러는건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앞서 MBC는 지난 23일 열린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생중계하며 우크라이나 선수단 입장 때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진을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 사고는 지난 1986년 4월26일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접경 지역에 위치한 제4호기 원자로 폭발 사고로 수십만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인류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원전 사고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MBC는 다른 국가 입장 때에도 부적절한 사진을 일부 사용해 물의를 빚었다. 엘살바도르 선수단 소개 과정에서는 비트코인 사진을, 아이티 선수단 소개에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라는 자막과 함께 시위 사진을 사용했다.


이를 두고 논란이 확산하자 MBC는 방송 말미에 "오늘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 시 부적절한 사진이 사용됐다'며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해당 국가와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MBC는 다음날에도 입장문을 내고 "문제의 영상과 자막은 개회식에 국가별로 입장하는 선수단을 짧은 시간에 쉽게 소개하려는 의도로 준비했다"면서 "하지만 당사국에 대한 배려와 고민이 크게 부족했고 검수 과정도 부실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박성제 MBC 사장/연합뉴스


그러나 MBC는 지난 25일 축구경기 중계 과정에서 상대팀을 조롱하는 듯한 자막을 내보내면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지난 25일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전반 27분 상대팀 루마니아의 자책골과 후반 14분 터진 엄원상의 추가골, 후반 39분과 후반 45분에 잇따라 골망을 가른 이강인의 활약에 힘입어 4-0 대승을 거두고 B조 선두로 올라섰다.


MBC는 전반전이 끝난 뒤 후반 경기가 시작되기 전 중간 광고를 내보내면서 화면 오른쪽 상단에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이라는 문구를 자막으로 올렸다. MBC는 조금 뒤 해당 자막 대신 중계진 이름을 내보냈다.


전 경기에서 뉴질랜드에 무릎을 꿇은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고마운 골이었지만 국제대회에서 뼈아픈 자책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고맙다'라는 자막을 쓴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시청자들은 이같은 자막에 대해 "상대팀이라도 조롱하는 것은 올림픽정신에 어긋난다", "아직도 정신 못 차렸네", "개회식에서 사고 친 사람이랑 똑같은 사람이 자막 올린 것 아니냐" 등의 지적을 이어갔다.


연이은 방송사고를 두고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박성제 MBC 사장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중하지 못한 방송, 참가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방송으로 마음에 상처를 입은 해당 국가 국민들과 실망하신 시청자들께 MBC 콘텐츠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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