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초대형 민간투자 사업으로 진행하는 ‘잠실 스포츠·MICE(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이 최초 제안자인 ‘한국무역협회 컨소시엄(가칭 글로벌복합마이스)’의 단독 응찰로 유찰되며 2개월 이상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제3자 제안 재공고가 진행되는 만큼 그동안 참여가 유력시되던 하나금융투자 컨소시엄이 뛰어들어 최소한 2파전의 경쟁 구도가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잠실 마이스는 사업비가 2조 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30일 서울시는 ‘서울 국제교류복합지구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의 제3자 제안을 전날 재공고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공고한 제3자 제안을 이달 19일 마감한 결과 최초 제안자 단독 응찰로 유찰된 데 따른 것이다. 최초 제안자는 무역협회를 비롯해 KDB인프라·KDB산업은행·KB자산운용·SK에코플랜트·GS건설 등 총 17개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달 실시한 제3자 제안 공고 조건에 1차 제안서 접수 시 단수 제안이 들어오면 1회에 한해 재공고하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재공고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당 사업 일정도 당초 예상보다 2개월 이상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서울시는 해당 사업이 지난 5월 시의회 통과 이후 곧바로 제3자 제안 공고를 내고 10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제3자 제안공고가 한 달 늦어진 데다 이마저 유찰돼 재공고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재공고 1단계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서류 제출 마감일은 다음 달 30일이며, 이 관문을 넘으면 2단계 기술 및 가격 평가 서류를 11월 29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서울시는 2단계 평가 서류 접수 이후 올해 말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나 일정이 빠듯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재공고에 하나금융투자 컨소시엄이 참여해 최소 2파전 구도를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가 사업성 검토를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당초 제3자 제안에 전략적으로 불참한 후 재공고 때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한화건설·CS프라퍼티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며 한영회계법인으로부터 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투자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참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사업’은 잠실운동장 일대 35만㎡ 규모에 2조 원 이상을 투입해 코엑스 세 배 크기의 컨벤션 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규모 민간 개발 사업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복합환승센터) 사업과 연계해 반세기 만에 강남권 최대 규모의 개발 사업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