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암호화폐(코인·가상자산) 거래소들의 폐쇄가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전수 조사로 밝혀낸 위장계좌 사용 거래소는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며, 시스템 개선 작업 등을 이유로 서비스 중단을 밝힌 거래소도 나오는 등 중소 거래소들이 줄줄이 폐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일 가상화폐 거래소 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가 적발한 위장계좌 사용 가상자산 사업자 법인은 모두 11곳이다. 확인된 위장계좌는 14개다. 금융위는 이번에 발견한 위장계좌에 거래 중단 등 조처를 하고 검·경에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들 법인은 당연히 살아남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가운데 일부 중소 코인 거래소 사이에서는 서비스 종료를 알리거나 폐쇄를 암시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거래소 달빛은 지난달 2일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다. 코인플러그의 거래소 CPDAX 운영팀도 “작년 11월 30일 본 거래소의 거래·입금 서비스 중단에 이어 2021년 9월 1일부터 거래소에 보관 중인 가상자산의 보관 및 온라인(실시간 지원) 출금 서비스 중단이 예정돼 있다”며 “이번 보관 및 출금 서비스의 중단은 일시적인 중단이 아니며 당사 거래소 서비스의 종료에 따른 것”이라고 공지했다.
거래소 비트소닉은 지난달 30일 오후 3시 메신저 텔레그램 공식 대화방을 통해 거래소 리뉴얼(개선)을 위해 서비스를 잠시 중단한다고 안내했다. 비트소닉 측은 안내에서 “내적으로는 개발진 충원과 서비스 개편 등이 있고, 외적으로는 바이낸스 연동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지원 변경·종료 등이 예정돼있다”고 일시 중단 사유를 설명했다. 바이낸스는 세계 최대 거래소로, 비트소닉은 바이낸스와 마켓(시장)을 연계해왔다.
이번 안내가 폐쇄 의혹을 사게 된 것은 중단 기간 때문이다. 비트소닉 측은 이달 6일부터 11월 30일까지 서비스를 중단하는데, 이후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취득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ISMS 인증은 은행 실명계좌와 함께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에 필요한 조건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ISMS 인증을 받는 데까지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며 “비트소닉이 제대로 문을 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트소닉은 텔레그램에 해당 사실을 공지한 지 3시간이 훌쩍 지난 30일 오후 6시 13분께에야 자사 공식 홈페이지에 해당 사실을 알려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전체 시장에 상장한 코인의 24시간 거래대금이 모두 ‘0’이거나 극히 적은 곳들은 사실상 거래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