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프스의 후계자’ 케일럽 드레슬(26·미국)이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의 은퇴 후 처음 치러진 올림픽에서 5관왕을 차지하며 새로운 수영황제로 등극했다.
드레슬은 2020 도쿄올림픽 경영 종목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금메달 두 개를 추가했다. 먼저 드레슬은 남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21초0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사르 시엘루(브라질)가 2009년 작성한 세계 기록(20초91)은 깨지 못했지만 시엘루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세운 종전 올림픽 기록(21초30)은 13년 만에 새로 썼다. 드레슬은 2위 플로랑 마노두(프랑스·21초55)에게 0.48초 앞서며 여유 있게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날 2위를 차지한 마노두는 2012년 런던 대회 금메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은메달에 이어 이 종목에서 3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수확했다. 동메달은 마노두에 0.02초 뒤진 브루누 프라투스(브라질·21초57)에게 돌아갔다.
이후 드레슬은 이번 대회 경영 종목 마지막 경기로 치러진 남자 혼계영 400m 결승에서 미국 대표팀의 세 번째 영자(접영)로 나서 3분26초78의 세계 신기록과 금메달을 합작했다. 이날 미국 대표팀이 낸 기록은 역시 미국이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웠던 종전 세계 기록(3분27초28)을 12년 만에 0.50초 단축한 것이었다. 2위는 영국(3분27초51), 3위는 이탈리아(3분29초17)가 차지했다.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 단체전인 계영 400m를 시작으로 자유형 100m, 접영 100m에 이어 이날 남자 자유형 50m, 남자 혼계영 400m에서 금메달 2개를 보탠 드레슬은 대회 첫 5관왕이 됐다. 드레슬은 이번 대회에서 6개 종목에 출전했는데, 이번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된 혼성 혼계영 400m(5위)에서만 메달을 따지 못했다. 나머지 종목에서는 모두 시상대 맨 위에 섰다.
펠프스의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2016년 리우 대회에서 계영 400m, 혼계영 400m 금메달을 땄던 드레슬은 펠프스 은퇴 직후 치른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7관왕에 올랐다.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6관왕을 차지한 드레슬은 두 대회 연속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며 세계 수영을 평정했다.
엠마 매키언(호주·27)은 이날 금메달 2개를 추가하고 여자 선수로는 대회 첫 4관왕이 됐다. 먼저 매키언은 여자 자유형 50m 결승에서 23초81의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예선(24초02), 준결승(24초00)에서 자신이 새로 써온 올림픽 기록을 0.19초나 또 줄였다. 세계 기록(23초67) 보유자인 사라 셰스트룀(스웨덴)이 24초07로 은메달, 리우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페르닐레 블루메(덴마크)가 24초21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매키언은 이어 열린 여자 혼계영 400m 결승에도 호주 대표팀의 세 번째 영자로 나서서 3분51초60의 올림픽 신기록을 수립하고 금메달을 추가했다. 미국(3분51초73)과 캐나다(3분52초60)가 각각 은, 동메달을 나눠가졌다.
앞서 계영 400m와 자유형 1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던 매키언은 이날 금메달 두 개를 보태 이번 대회 여자 선수중 최촐 4관왕에 올랐다. 접영 100m와 계영 800m, 혼성 혼계영 400m에서는 동메달을 딴 매키언은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가장 많은 7개의 메달을 수집하고 모든 일정을 마쳤다.
매키언은 올림픽 역사상 여자 수영선수로는 단일 대회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는 올림픽 종목을 통틀어서 1952년 헬싱키 대회 체조에서 7개의 메달(금2, 은5개)을 딴 옛 소련의 마리야 고로코브스카야에 이어 두 번째로 단일 대회에서 7개의 메달을 획득한 여자선수가 됐다.
그동안 남자 수영 선수 중에서는 펠프스(2004년 아테네 대회 금6, 동2개/ 2008년 베이징 대회 금8개)를 비롯해 마크 스피츠(1972년 뮌헨 대회 금7개), 매트 비온디(1988년 서울 대회 금5, 은1, 동1개)가 단일 올림픽에서 7개 이상의 메달을 따낸 바 있다.